페이스북을 보다가 페친이 올린 글이 마음에 와닿아 같이 나눕니다. 글을 쓴 분은 울산에서 동화작가로 활동 중인 장세련 씨로, 울산신문 2023년 9월 13일에 게재되었습니다. 신문에 게재된 글의 일부분을 인용했으며 아래의 소제목은 제가 정했습니다.
1. '시간의 퍼즐조각' 책 토론
'시간의 퍼즐조각'(저자는 낸시 에치맨디, 푸른 숲)은 15년전 내가 학생들을 지도할 때 학생들에게 읽고 권장했던 기억이 생생한 책이다. 책을 읽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과연 좋을까?"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누구나 한 때의 잘못을 바로 잡으면 인생이 완벽할 것 같다. 하지만 다른 부분이 어긋날 수 있다.
찬반양론끝에 "후회할 일을 줄이면서 사는 것이 현명하다"는 학생들의 결론에 흐묵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이 책은 2000년에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누르고 브램 스토커상을 받았다.
주인공 깁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기계 어너(Unner)를 이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매우 흠미진진하다. 인간은 시간에 구애받으며 살 수 밖에 없다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누린다고 느끼기도 하고 허비한다는 생각에 후회하기도 힌다.
이러한 인간존재에 대한 철학적 의문을 판타지로 풀어낸 이야기가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판타지이기는 하지만 허황되거나 과장된 표현은 없다. 어떤 사실주의 소설보다 현실적인 느낌이 강하다. 이런 느낌은 우리의 모든 시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뇌로 이어진다.
2. '시간의 퍼즐조각' 내용 요약
깁은 우연히 '어너'라는 시간조절장치을 얻게 된다. 자신의 실수로 동생 락시가 뇌 손상을 입게 되자, 동생을 살리기 위해 몇 차례의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깁은 늘 성가시게만 여겼던 동생이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깨닫는다.
그와 함께 자신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현재의 실수가 아무리 크더라도 수긍하고 보완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도 절감하게 되었다. 시간을 되돌리면 쉽게 수긍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또한 다른 실수로 이어진다는 깨달음은 독자에게도 큰 의미를 준다.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타임머신이 생겨서 필요에 따라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작은 후회도 없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건 생각만 해도 신나는 일이 나일 수 없다. 망친 시험도 다시 볼 수 있고, 나를 괴롭히던 친구릉 이길 수도 있다. 언제 어디서든 마음에 안드는 과거를 마음에 들게 고쳐 살 수 있으니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어차피 인생은 되돌려서 고칠 수가 없지만 곧잘 하게 되는 판타지 소설의 전형을 깨뜨린다. 자신의 실수를 되돌릴 수 없는 만큼 그에 대한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메시지가 그것이다.
인생에 가정은 없다. 그럼에도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그 때도 알았다라면, 과거 어느 때 내 선택이 이랬다면 이라는 생각은 가끔 할 때가 있다. 이런 가정은 대개 현재가 조금이라도 후회될 때 하게 된다.
물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서 하는 생각은 아니다. 설령 그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서 더러 어긋난 현재의 퍼즐을 놓친 부분의 조각을 맞춘다고 해서 완전한 만족감을 가질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갖고 싶은 것을 다 가질 수 없고, 하고 싶은 다 할 수 없는 것이 삶이 아나던가. 뼈저리게 후회할 일이 있었더라도 어렵사리 그 시기를 넘기지 않았던가. 그런 만큼 나의 현재를 사랑하는 일이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는 걸 가르쳐준 '어너'.
쫒기는 삶보다 누리는 삶으로 만든다면 '어너'에 대한 기대도 어떤 가정도 없을 것이다. 때로는 나쁜 일이 큰 그림에서 본다면 그리 나쁜 일이 아니고, 혹시 나쁜 일이 좋은 것을 깨닫지 못하기에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3. 결
현재 울산아동문학회 회장인 장세련 씨는 17권의 그림책을 쓴 작가입니다. 가장 중요한 일은 현재를 사랑하는 일이라는 그녀의 메시지가 강하게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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