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글쓰기를 찾아 떠나는 나의 두번째 여행으로, 무엇을 쓸 지에 대해 좀더 지하층으로 깊이 내려가 본 것이다.
그리고 어제는 다양한 분야 글쓰기 구루들을 만나기 위해 집 앞의 중앙도서관을 벗어나 산본도서관으로 가서 중앙도서관에 없던 3권의 책을 더 빌려 10권의 빌릴 수 있는 한도까지 책 욕심을 채웠다. 이 책으로 이번 주에 돈이 되는 글쓰기, 학생을 위한 글쓰기, 기자의 글쓰기 등을 쓴 프로들을 좀 더 탐구해 볼 예정이다.
1. 어떻게 읽고 무엇을 쓸 것인가
본래 책속에는 길이 없다. 길은 오직 내 안에 있을 뿐이다. 읽기에는 '어떻게'가 중요하다면, 쓰기에는 '무엇을'이 중요하다. '무엇을 쓸 것인가'가 정해지면 '어떻게'는 따라온다.
글은 자기가 쓰고 싶은 것, 쓸수록 재미있는 것을 쓸 때 좋은 글이 된다. 쓰기 싫은 것을 억지로 쓰면 좋은 글이 나오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만나서 재미있는 친구와는 자주 만나게 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스스로 재미있는 친구가 되어야 하듯이 글을 잘 쓰려면 스스로를 무엇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책을 읽고 글을 쓰는데 재미를 느끼는 사람으로 스스로 태어나야 한다.
2. 나의 글쓰기
나는 20 여 년간 회사에서 이런 저런 대필을 많이 했다. 일종의 '연설 비서관'이었다. 연 매출 20~30조원의 대기업 대표이사 사장이 현장부서를 갈 때마다 코멘트할 사항을 스토리라인으로 만드는 일이었다. 사장이 강조하는 지침을 현업 방문시에 사장의 입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현업의 상황을 미리 파악해서 초안을 작성해야 했다.
사장은 초안이 나오면 그제사 자신의 관심사를 가르쳐 준다. 그러면 다시 시작한다. 완전히 새 글을 다시 쓴다. 올린 것과 내려온 글 사이의 간격을 가늠하며, 왜 실패하였는가를 반성하면서 다시 썼다. 어쨌든 그런 고역이 내 글쓰기 공부에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 때는 무지 고통스러웠는데 나중에 되돌아보니 공부는 꽤나 되었다. 그 간격 '메우기 연습'이 어쩌면 퇴직 후에 내가 다시 글쓰기로 전환하는 계기를 준 것 같다.
이젠 대필자 역할을 하지 않고 정말 내가 쓰고 싶은 글만 쓴다. 글을 쓸 때는 무엇을 쓸 것인가에만 집중한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쓸 때에 비로서 좋은 글이 나온다.
3. 예술과 구원, '달과 6펜스'
글쓰기도 사람이 우선이다. 자기가 되고 싶은 것을 할 때 구원도 있고 예술도 있다.
영국의 작가 서머싯 모음의 대표작은 '달과 6펜스'이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이 소설은 프랑스의 후기 인상파 화가인 폴 고갱의 생에서 소재를 얻어서 쓴 글이다.
인간의 삶의 유한성을 예술을 통해 넘어서고자 하는 치열한 의지, 혹은 에술에 매혹된 한 남자의 이기주의를 작가 특유의 절제된 문체로 냉정하게 묘사해 내고 있다. 제목의 '달'은 예술에 대한 주인공 스트릭랜드의 광적인 열의를 나타내고, '6펜스'는 그가 과감히 던져버린 세속적인 이해관계를 상징한다.
스트릭랜드는 이른바 하이퍼그라피아(글을 쓰고자 하는 주체할 수 없는 욕구, 글쓰기 중독자)다. 그림 그리기 중독자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거부하고 오로지 자신의 내면적인 욕구를 그림으로 그려내는 일에만 몰두한다. 그 행위가 주는 쾌감이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하기 때문에 그는 계속적으로 그것만을 추구할 뿐이다.
그것이 자신을 불멸의 존재로 이끄는 유일한 통로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어쩌면 그것은 작가 서미싯 몸의 생각인지도 모른다.
글을 쓸 때는 무엇을 쓸 것인가에 집중하라. 역시 자기가 쓰고 싶은 것을 쓸 때 좋은 글이 나온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 '달과 6펜스'라는 소설이다. '달과 6펜스'는 자기가 쓰고 싶은 것을 쓸 때 좋은 글이 나온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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