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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어떻게 쓰고 무엇을 쓸 것인가(5) - 공광규 시인의 '차와 찻집' 경험 쓰기

by 선라이저 2025.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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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공광규 시인의 시 창작을 위한 제재 선정에서 '여행 경험'에 이어 '차와 찻집 경험'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차의 역사

 

 우리는 사람을 만나는 장소로 찻집(카페)를 이용합니다. 지금 무교동 옆에 있는 다동이라는 행정구역은 궁정에 차를 들여다 보내는 다방이 있던 다방골에서 유래하였습니다. 

 

 고려 때는 차의 사용이 늘어났는데, 궁정에는 다방이라고 하는 차를 공급하는 관청이 있었습니다. 차는 고려시대에 귀족과 승려 같은 상류층에서 애호되었고 조선시대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차의 풍속은 상류층 선비들에게서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고, 절의 승려사회에서만 이어져 왔습니다.

 

  임진왜란 때 남원에 주둔했던 명나라 장수 양호는 남원에서 나는 작설차를 마셔보고, 그 우수함에 놀라 선조에게 두 봉지를 바치고 차의 우수함과 경제성을 설명하였습니다. 그러나 선조는 이를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양호는 차 10근을 팔면 은 1전을 받을 수 있고, 그러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선조를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차를 팔아서 1년에 만 여필의 전투용 말을 산다고 했습니다. 미천한 차 문화로 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선조의 답답함이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차의 귀중함을 깨달아 차를 마시는 백성은 흥한다고 하였습니다. 스로 호를 다산(茶山)이라고 칭하면서 백성들에게 차를 마시자고 하였습니다.

 

 한국에서 차 문화는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커피라는 차가 대중화되어 있지만 우리의 전통차도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2. 다방과 차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본질적으로 만나지지 않는 절대적 거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커피를 마주하고 있는 두 사람의 풍경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커피 한 잔 만큼 아득한 거리에서 서로를 마라보고 있습니다. 

 

  머리 한 번 숙이면 이마가 닿을 위험한 거리에서 내가 너에게 먼저 가야 하나, 네가 나에게 먼저 와야 하나를 계산하며, 한 잔 커피 속에 녹아드는 한 숟갈 설탕보다 적은 자존의 양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런 아득한 거리가 우리의 일상입니다.

커피를 식히는 입바람 소리가 서로에게 들리는 그런 아득한 거리에서 사람들은 서로 건너지 못할 강물을 사이에 두고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녹 차
녹 차

 

 

커피 한 잔
커피 한 잔

 

 

3. 염치 시

 

 

 지리산이 바라다보이는 섬진강가 하동에서 차를 만드는 최영욱 시인의 염치라는 시입니다.

 

 염치 / 최영욱

 

 찻잎 따는 날이면

 어김없이 무릎을 꿇습니다.

 착하고 어린 잎들을 키워낸

 저 큰 산에 엎드려 한 번 절하고

 다시 그 착한 잎들에게 용서하라 용서하라 \

 무릎 꿇습니다. 

 

 허나 절을 하고 무릎을 꿇으면서도 그 어리디

 어린 잎들의 목을 툭툭 끊는다는게 여간

 힘들고 미안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너로 인한 향이 여러 고운 이들의 몸을 깜싸고

 너로 인한 국물이 여러 설운 이들의 몸을 덮혀

 묘용(妙用)이 일어날 지니

 

 어김없이 올 봄에도 차밭에서 절하고 무릎 꿇을 것입니다.

 용서하라 어린 찻잎들아

 주디 용서하라

 우리 주고받은 곡조 짙은 상처들아

 

 어디 향 좋은 차 마주하시거든

 절 아니래도 무릎 꿇지 않아도 좋으니

 머리 숙여 합장 한 번은 어떨까 싶습니다.

 

 

다음에는 마케팅 관련 글을 쓰는 손숙희 작가의 '돈이 되는 글쓰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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