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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어머니의 밥상

by 선라이저 2025.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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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지인이 보내준 정일근 시인의 '둥근 어머니의 밥상' 시를 나눕니다.

 

1. 둥근 어머니의 밥상

 

둥근 어머니의 두레밥상

 

정일근

 

내가 모난 밥상을 볼 때마다

어머니의 두레밥상이 그립다

 

고향 하늘에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처럼

달이 뜨면 피어나는 달맞이꽃처럼

어머니의 두레밥상은 어머니가

피우시는 사랑의 꽃밭.

 

꽃밭에 앉는 사람 누군들 귀하지 않겠느냐

식구들 모이는 날이면 어머니가

펼치시던 두레밥상

 

둥굴게 둥굴게 제비새끼처럼 앉아

어린시절로 돌아간

밥숟가락 높이 들고

골고루 나눠주시는 고기반찬

착하게 받아먹고 싶다.

 

세상의 밥상은 이전투구의 아수라장

한끼 밥을 차지하기 위해

혹은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이미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짐승으로 변해버렸다

 

밥상에서 밀리면 벼랑으로 밀리는

정글의 법칙속에서

나는 오랫동안

하이에나처럼 떠돌았다.

 

짐승처럼

썩은 고기를 먹기도 하고,

내가 살기 위해

남의 밥상을 엎어 버렸을 때도 있었다

 

이제는 돌아가

어머니의 둥근 두레밥상에 앉고 싶다.

 

어머니에게 두레는 모두를 귀히 여기는 사랑

귀히 여기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라 가르치는

어머니의 두레밥상에

지지배배 즐거운 제비새끼로 앉아

어머니의 사랑 두레밥상 먹고 싶다.

 

2. 노모

 

노모老母

 

박진규

 

세상에 성한 모과나무란 없다

그 진한 향기를 모과에게 건네주었는데

어찌 벼락 맞은 모습이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그 못난 자식도 어엿한 모과나무가 되어

아주 천천히 몸을 쥐어짠다

 

 

기장 죽성리 고향마을을 지키는 해송
기장 죽성리 고향마을을 지키는 해송

 

3. 결

 

 

  둥근 밥상의 형태는 경계가 없고 모든 이가 동등하게 마주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를 통해 어머니의 포용력과 넉넉함을 느낍니다. 

 

  어머니가 가족들을 위해 매일같이 정성을 다해 차려내는 밥상은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과 추억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일깨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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