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등을 쳐 먹다 라는 시를 알아 보았습니다.
저는 잊을 만하면 가끔씩 휴대폰 메시지에 날아오는 이상한 주식 매수 추천 메시지에 진절머리가 난 적이 있습니다. 메시지를 받는 사람의 등을 쳐 먹으려는 이러한 일을 다룬 시가 있어 눈이 갔습니다. 요즘 인기있는 곽튜브가 학창 시절 학폭을 수년간 당하고도 이를 이겨내고 성공한 기사를 보자 이 시를 읽고 싶어졌습니다.
1. 등을 쳐 먹다 - 김형로 시
등쳐먹다는 말
한 단어인 줄 알았는데 두 단어라고 한다
등쳐 먹다로 띄어 써야 한단다
등과 치다만 합쳐졌을 뿐
등친 후 먹을 때까지는 잠시 기다려준단다
아직 자비가 살아있는 시대인가
하나 등쳐 먹다는 곧 한 단어로 합체될 것 같다
갈수록 허기진 포식자들은
등치고 나서 먹을 때까지 기다려 줄 여유가 없다
등을 쳐 먹는 일이란 게
쉬었다 먹을 만큼 한가한 일 아니지 않는가
등 한 번 치기 위해 얼마나 엿봤겠는가
등쳐먹다!
콘베이어시스템처럼 잘 연결된 말
속에 넣었던 것까지 탈, 탈 털 것 같은 마법의 말
인류세*를 사는 각다귀**들 모름지기 조심하라
탁, 치면 넘어가는 딱지처럼
당신, 통채 뒤집혀 먹힐 지 모른다
- 주 : *인류세 : 산업혁명 이후 인간 활동이 지구 환경이나 지구 역사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시기부터 현재까지의 시간을 지칭하는 말
**각다귀 : 파리목에 속하는 곤충의 총칭. 국내에는 17속 28종의 각다귀가 존재함. 모기와 비슷하지만 모기처럼 입이 뽀족하지는 않음. 그냥 할 일 없이 돌아다니는게 일임.
2. 평
우리가 가정을 이루고 아파트를 매수하게 되면서 비로소 사회에서 실무로 법의 기본인 민법과 부닥치게 됩니다. 이 때 상대방이 있는 부동산 계약이 '계약의 성립과 이행'이라는 두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먼저 계약이 성립해야만 이행 단계로 나아갑니다.
저는 10년전 2000페이지가 넘는 민법강의을 9개월에 걸쳐 세 번 읽으면서 계약의 성립과 이행 부분이 일반인이 꼭 알아야 하는 부분이다고 느꼈습니다. 이 시의 등쳐 먹다는 두 단어가 계약의 성립과 이행과 비슷합니다.
시인의 말처럼 인류세를 살면서 눈깜찍할 사이에 사기의 유혹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법에서는 사기 당하는 사람 쪽에도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괜히 허욕을 부렸기 때문입니다. 분수에 넘는 허욕은 사기 당하는, 등쳐 먹는 사람의 먹이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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