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남쪽 베란다에서 2023년 매서운 겨울을 몇 개의 잎으로 버텨낸 파키라가 봄꽃이 피는 4월에 여기저기 새 잎을 만들어내었습니다.
1. 파키라
멕시코가 원산지이고 행운이라는 뜻을 가진 파키라는 집에서 참 키우기 쉬운 나무입니다. 그늘에서 잘 자라는 반음지 식물이라고 하는데 저는 10년간 양지와 음지를 가리지 않고 키웠습니다.
실내 공기정화식물이고 생존력이 강해 요즘 사람들이 집에서 키우기 선호하는 나무입니다.
나무 기둥이 굵고 잎이 다 떨어질만 하면 새로운 줄기 2~3군데에서 아주 조그만 잎이 나옵니다. 줄기마다 손바닥 모양의 길고 타원형의 잎은 5~6개입니다. 잎이 넓고 쉬원해서 특히 여름에는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키우는 온도는 21~25도, 최저는 13도라고 하는데 저는 영하 10도에서도 키웠습니다. 영화 15도까지 갈 때는 실내로 옮겨주기도 했습니다.
2. 봄소식
아파트 앞 화단에는 목련이 지고 반대편 아파트에는 라일락이 피었습니다. 어젯밤 지나가다가 가지 하나를 가만히 당겨 냄새를 맡아보니 향긋한 꽃 향기가 전해 왔습니다.
봄꽃과 함께 파키라 잎이 다시 생기를 되찾아 참 좋습니다. 한 겨울에 잎이 하나도 없어 밖에 내다 버리라는 엄명을 두 번이나 이겨내고 살아 남아 더 좋습니다.
3. 결
파키라를 베란다와 거실에서 10년간 키웠지만 이름도 잘 몰랐습니다. 그저 잎이 새로 생기고 지는 것을 보면서 그저 나만이 좋았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시처럼 파키라를 다시 봅니다. 잎이 지고 다시 잎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수많은 마디가 비로소 눈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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