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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 최고 관광지 성당세트장 옆 매바위에 적힌 글

by 선라이저 2025.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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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을 여행하다 보면 바닷가 길에서 가장 인기있는 곳이 죽성 두호마을 성당 세트장입니다. 성당 세트장은 동해 바다를 접한 언덕 위에서 두 곳의 등대와 기장미역 양식장들이 보이고 주변의 큰 바위들이 참 예쁩니다. 마을 뒷쪽으로는 400~500년 된 국수당 5~6그루의 소나무들과 왜성이 보이는 천혜의 경치를 자랑합니다. 

 

  이 곳 바로 옆에는 매바위(현지에서는 매방이라 불리고 있음)가 있습니다. 부산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 고향 부호부락의 매바위에 얽힌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1. 쌀은 우리의 주식

 

 우리나라에서 쌀 재배가 시작된 것은 3,500년 전 청동기 시대입니다. 이후 쌀은 주요 농산물로 자리잡아 화폐처럼 사용되었습니다. 

 

 稅金(세금)과 租稅(조세)에서 세금 세(稅) 자는 벼화(禾) 변에 바꿀 태(兌)가 합쳐진 말입니다. 백성의 의무를 쌀로 바꾸어 내었다는 말입니다. 

 

  조선 초기 조세제도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역, 지역 특산물을 내는 공납과 함께 소유한 경작지에 세금을 내는 전세의 3가지 였습니다. 이 중 전세가 정부가 걷는 세금의 90%를 차지하였습니다. 조선 중기에는 대동법을 시행해 지역 특산물을 내는 공납을 없애고 아예 쌀로 세금을 통일했습니다. 이후 조선 말에 화폐가 보급되면서 화폐가 쌀을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2. 죽성 매바위에 적힌 글

 

 부산에서 해운대를 거쳐 바닷가길로 20분 거리 기장을 여행하다보면 빠지지 않는 곳이 해동용궁사와 함께 죽성 성당 세트장입니다. 성당 세트장은 주변 경치가 뛰어나 사람들이 줄을 잇는 곳입니다.

 

  윤선도가 머물렀다는 황학대(바위를 타고 20~30미터 올라가면 해송들 옆에 해남에서 찾아온 동생을 보내는 윤선도의 시가 적혀 있습니다) 옆 부둣가에 주차를 하고 남쪽으로 200m 정도 떨어진 언덕 위의 세트장 까지에 가면서 거북섬, 작은 섬 이라는 섬들이 보입니다. 이 곳에서 보는 성당 세트장의 일출이 장관입니다. 

 

 성당 세트장을 보고 나서 1~2시간만 시간을 내어 500미터 거리의 국수당을 둘러보고 400m 거리의 왜성도 올라가 보시면 좋겠습니다. 국수당 옆에는 마을을 가로지르는 도로가 새로 나서 주차도 할 수 있습니다. 왜성도 죽성초를 지나 월전으로 넘어가는 도로 옆에 차를 대면 200m만 가면 왜성에 도달합니다. 

 

  두 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바다 경치는 성당 세트장 못지 않습니다. 특히 왜성에서 내려다보이는 두호부락 포구 경치는 압권입니다. 왜성은 임진왜란 때 가토 기요마사가 쌓은 것으로 맞은 편 언덕에는 신라시대부터 있었던 우리나라의 토성이 있었고 이 성은 조선의 군사 요새 두모포(책임자는 수군 만호. 조선시대 만호는 경상도 19인, 전라도 13인 등 59인이 있었음.)였습니다. 왜성은 일본군이 이 곳에서 장기간 버티면서 조선 도공을 잡아간 전초기지였습니다. 

 

 선조는 기장현(현령이 파견)을 임란 이후 이름을 없애고 자신의 과오를 묻으려 했습니다. 이 아픈 역사가 이후 이어져 기장군은 양산군, 동래군에 합쳐지기도 하면서 결국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성당 세트장 바로 옆 바위인 매바위(매방)에는 성당 세트장을 보는 방향으로 바위 벽면에 붉은 글씨가 씌여 있습니다. 

이 곳은 평소에는 방파제를 건너야 하는 곳이라 길을 아는 동네 사람들만 건널 수 있습니다. 다행히 물이 빠지면 그냥 건널 수도 있습니다. 

 

 조산 후기 해창(지금의 일광읍 칠암 부근)에서 조세로 바치는 쌀을 싣고 서해안으로 가려던 배가 폭풍에 침몰했고 바다에 빠진 쌀을 건져 먹은 주민들은 10리 거리의 기장 관아에 끌려 갔습니다. 현령은 이들을 모질게 심문하고 옥에 가두었습니다. 마침 암행어사가 내려와서 주민들은 기생을 앞세워 탄원을 했고 이들은 풀려 났습니다. 

 

 매바위에는 어진 암행어사의 도움에 감사하는 내용을 담아 그 기록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나라  관광객들은 성당 세트장에서 사진을 찍고 잠시 머물다가 떠납니다. 

 

 몇 년전 부산의 일본 영사관 관계자들이 매바위를 방문하고 사진을 올렸습니다. 우리보다 우리 문화를 더 잘 이해하는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2024년 추석때 형제들과 잠시 들런 이 곳 바로 앞에서 대만 관광객들이 투어를 하고 있어 가이드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죽성 성당 세트장
죽성 성당 세트장

 

성당 세트장 바로 옆 바위들
성당 세트장 바로 옆 바위들

 

 

3. 결

 

 

 

  우리는 우리가 가진 우리 역사와 문화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제가 20년 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행적을 찾아서라는 테마로 4박 5일 일본 여행 중에 일광(닛코)를 방문했을 때 일본사람들은 천황이 언제 이 곳을 방문했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언제 방문했는지 일일이 팻말을 다 붙여 두고 있었습니다. 그 곳이 닛코를 보기 전에는 일본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는 곳의 닛코였습니다.

 

  우리는 팻말이 태풍에 날라갔다고 하는데 매바위의 역사를 알리는 팻말도 이젠 없었습니다. 

 

  우리가 우리를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를 사랑해 주지 않습니다. 부산 여행을 하신다면 기장 성당 세트장과 함께 그 옆의 역사 유적지들도 함께 보고 가면 좋겠습니다.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됩니다. 우리 문화,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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