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는 매주 화요일 늦은 오후부터 목요일 새벽까지 분리수거를 합니다. 어제 밤 제가 본 우리 아파트 분리수거 세상을 그려 보았습니다.
1. 분리수거 세상
분리수거 세상
장원석
수리산 기슭 산본 8단지 우리 아파트에는
동쪽 서쪽 두 가지에 50가구가 포도송이처럼 모여산다
매주 화요일 산새들이 산속 보금자리를 찾아 돌아갈 때 쯤
대형 분리수거함 세상이 열린다
짙은 어둠이 찾아오고 드디어 전담 경비원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산더미같이 쌓이는 박스를 일단 내버려두고
완장을 찬 듯 주민들의 분리수거를 감시하던 전 경비원은 두 달을 못채우고
쫒겨났다
지난 주 태풍으로 한 주를 쉰 수거함이 열렸다
딸 둘이 분리수거를 도와주러 따라 나섰다
셋이 같이 하니 5분만에 일이 끝났다
새로 온 분리수거 전담 아저씨는
"괜찮아유. 하나씩 수거함 더 붙이면 돼유."
구수한 충청도 말 한 마디에
함께 분리 수거나온 딸들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 올랐다
2. 결
우리 아파트 단지에는 26개동에 30가구부터 50가구가 삽니다. 특히 우리 아파트는 50가구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살다보니 한 주만 밀려도 배출되는 쓰레기 량이 어마어마합니다.
분리수거를 전담하던 아파트 한 개동에 한 명씩 있던 경비원들이 몇 년 전에 반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제 줄어든 경비원이 가끔씩 와서 분리수거를 정리합니다.
분리수거도 집에서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 먼저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 즐겁습니다. 분리수거를 도와준다고 생각하지 않고 음식쓰레기부터 각종 쓰레기 처리를 내가 먼저 해 버리면 만사 해결됩니다. It's up t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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