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 토끼의 해를 맞아 어려운 때에 토끼가 어떻게 세 개의 굴을 파고 어려움을 헤쳐나갔는지 지혜를 알아 보았습니다.
1. 사기의 교토삼굴
궁형을 당하면서도 후대를 위해 글을 쓴 사마천의 사기에는 교토삼굴의 일화가 있습니다. 교토삼굴이란 '똑똑한 토끼는 위기에 대비한 세 개의 굴을 파고 산다'는 뜻입니다.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맹상군의 식객이었던 풍환은 자신이 모시는 주군을 위하여 세 개의 은신처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그리하여 맹상군이 어려운 일을 당할 때마다 위기를 넘기고 피신할 수 있었습니다.
맹산군의 집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습니다. 식객만도 3,000명이 넘었습니다. 맹산군은 이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려면 자신이 나라에서 받은 설읍 땅에서 사람들이 사용한 값을 받아와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풍환이 자신이 다녀오겠다고 나섰습니다.
풍환은 설읍으로 떠나기 전 맹상군에게 물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빚을 다 받으면 그 돈으로 무엇을 사 올까요?" "글쎄, 딱이 필요한 것은 없고 자네가 보기에 우리 집에 없는 것을 사오도록 하게."
풍환은 설읍에 도착해 빚을 진 사람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빚 문서를 든 사람들은 잔뜩 주눅이 들어 서로의 눈치만 살피고 있었습니다. 풍환은 빚 문서를 일일이 확인하더니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불태워 버렸습니다. 설읍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하자 풍환이 말했습니다.
"맹상군께서 백성의 어려움을 아시고 빚을 모두 없애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만세를 부르며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맹상군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맹상군은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내가 빚을 받아 오라고 했지, 언제 빚을 없애주라고 했나?". "맹상군께서 우리 집에 없는 것을 사오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제가 보기에 이 집에는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다만 은헤와 의리가 부족해 보여 그것을 사 왔을 뿐입니다." 풍환이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맹산군은 기가 막혔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1년 후 맹상군은 새로운 왕에게 미움을 받아 재상의 자리에서 쫒겨나게 되었습니다. 실의에 찬 맹상군이 설읍 땅에 도착하자마자 설읍 사람들은 맹상군을 환호하며 맞아 주었습니다.
맹산군은 그제사 풍환이 한 말의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풍환, 자네가 사 왔다는 은혜와 의리가 이것이었군." "꾀 있는 토끼는 훗날을 위해 굴을 세 개씩 파놓다는고 합니다. 그래야 살아 남을 수 있으니까요. 이것은 맹상군을 위해 준비한 첫 번째 굴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두 개의 굴을 더 만들어 드릴 테니 저를 믿어 주십시오."
풍산군은 풍환의 말대로 그에게 더 많은 일을 믿고 맡겼습니다. 덕분에 풍산군은 재상의 자리에도 다시 오르게 되었습니다.
2. 시사점
교토삼굴이란 고사성어는 다가올 위기에 대비히여 피할 수 있는 구멍 세 개는 항상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다가오는 위기에 언제든지 숨을 수 있는 3개의 굴을 가지고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동산, 주식, 현금, 현재의 지위 등은 조금은 위안이 되겠지만 위기에 완벽한 은신처가 될 수 없습니다.
먼저 가장 안전한 은신처는 가정입니다. 언제든지 힘들 때 나를 받아줄 수 있는 가정이이야말로 인생에 있어 가장 믿을만한 구석입니다. 평소에 가정의 구성원에게 잘 해야 합니다.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는 것이 미래에 대한 가장 확실한 준비이자 대비일 것입니다.
나는 위기에 대비하여 몇 개의 굴을 파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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