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연말에 부산 기장사진가회에서 '사진으로 풀어쓰는 기장 이야기'가 나왔다고 해서 기장사진가회(회장 홍영수)를 통해 어렵게 구해 보았습니다. 기장 이야기 사진집은 이번이 2022년 발간 후 두 번쨰입니다.
1. 사진으로 풀어쓰는 기장 포구 이야기
저는 태어나서부터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죽성리의 두호부락 포구 황학대 근처에 살았습니다. 그 동안 탁 터였던 시원한 바다가 여기저기 고층건물들에 가려지고 수려한 해안 절경이 테트라포드와 어항 시설(방파재) 보강 등으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해온 기장에 있는 여러 포구의 모습이 시대에 따라 변해가는 것은 아쉽지만 사진집을 보면서 그 때 그랬지 하며 미소가 떠 올랐습니다.
이제 저와 함께 기장 포구 추억 여행 속으로 떠나 보겠습니다.
먼저 죽성리 두호부락 성당 세트장입니다. 수 년전 SBS에서 드라마를 촬영하였던 세트장입니다. 조망이 좋은 언덕위에 만들어졌지만 태풍으로 수차례 무너졌다 다시 건립된 곳입니다. 이국적인 분위기에 등대를 볼 수 있고 부근에 황학대, 국수당이 있고 시야에 주변 큰 바위들이 들어와서 인기 최고의 장소입니다.
전국에서 프로 사진가들이 성당 세트장을 배경으로 새해 일출 사진을 찍으로 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야간에 불빛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어도 사진이 아주 잘 나오는 곳입니다.
성당 세트장에서 오른 쪽으로 내려다 보면 보이는 바위들입니다. 이 바위들 옆으로는 마당섬도 있습니다. 마당섬 왼쪽 한 귀퉁이에는 조선시대 어사와 기생의 일화를 바위 벽에 새긴 글이 있습니다. 조선말에 쌀을 싣고 충청도로 향하던 배가 풍랑을 만나 좌초되어 쌀가마니들이 바다에 빠졌고 이 동네의 어부들이 건져서 먹었습니다.
사또의 불호령이 떨어졌고 관련된 사람들은 감옥에 갇혔습니다. 마침 암행어사가 왔고 기생을 통해 감옥에 갇힌 사람들의 구명운동이 있었습니다. 어사가 이를 시정해 주었고 이러한 감사의 내용을 바위에 새긴 것입니다.
2. 기장 미역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끝단에 있는 기장에는 바닷물이 세게 흘러 미역과 다시마, 멸치 등이 유명합니다. 미역은 한 겨울철부터 따기 시작해 다시 미역이 자라는 시간을 주면서 세 번을 땁니다. 세번째 미역은 양은 많으나 조금 잎이 거칩니다. 기장 미역은 만생종으로 조금 늦게 수확이 시작됩니다. 첫번째 미역을 최고로 치고 미역을 수거해 가는 상인들이 좀더 비싼 가격을 쳐 줍니다.
우리 집은 부모님이 제가 어릴 때 10년 정도 양식미역을 해서 눈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상인이 사가는 것을 '넘 된다(남이 된다)'라고 합니다. 소유권이 넘어가는 것입니다. 애지중지 길러 캐서 말린 작업을 거친 후 제품이 상품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해녀들이 돌 미역을 따는 모습입니다. 대부분의 기장 미역이 양식 미역이고 극히 일부 만이 돌 미역을 재취합니다. 돌 미역은 추운 겨울 철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바닷물에 들어가 바닷속 바위면에 미역 포자가 닿을 수 있게 바위 표면을 깨끗하게 해주어야 하는 힘든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다 자란 돌 미역은 해녀들이 채취합니다. 처음부터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양식 미역에 비해 돌 미역은 5~10배의 가격으로 아주 비쌉니다. 그 해의 돌 미역을 구하려면 네이버에서 현지 마을의 기장 미역 판매하는 분들을 찾아 미리 예약을 해야 합니다.
멸치 털기입니다. 봄, 가을에 멸치가 나기 시작하면 대변항에서는 멸치 털기가 시작됩니다. 항구 부둣가에는 멸치회와 구이, 탕을 파는 횟집들이 많습니다. 용암초등학교(학생들의 요구로 몇 년전 학교명이 대변초등학교에서 용암초등학교로 변경) 귀퉁이에 있는 진주횟집이 멸치회 맛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멸치, 꽁치, 멸치 등 치로 끝나는 물고기는 성질이 급해 육지에 올라오자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보관이 어렵습니다. 멸치가 오래 되면 바로 색깔이 붉게 변하기 때문에 일부 횟집은 고추장으로 버무려 내놓기도 합니다. 매년 멸치회를 즐기는 사람들은 횟집에 전화를 해서 멸치가 나는 철인지 아니지를 확인 후에 방문합니다.
3. 결
기장에는 연화리, 대변항, 월전마을, 두호마을, 학리, 일광해수욕장 부근, 칠암 등 바닷가를 거치면서 맛집이 많습니다. 해운대 터널을 나오면 송정이 나오고 바닷가 쪽으로 나가면 10분 만에 짚불 곰장어로 유명한 연화리가 시작됩니다. 연화리의 무진장 횟집은 단골 아나고 횟집입니다.
대변항을 끼고 월전으로 가는 길은 멋진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길 옆에 최근에 생긴 멋진 카페들이 많습니다. 데이트코스입니다. 월전에는 두 번 구워 나오는 아나고 구이가 유명합니다.
학리에는 바파재의 딸부잣집 말미잘 탕이 유명합니다. 부산에 온다면 한 번 도전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일광 해수욕장을 걷고 일광바다횟집에서 자연산 회를 먹는 것도 좋고 어부가 직접 요리해주는 근처 어부밥상에서 생선조림이나 미역국도 좋습니다.
이상은 저의 기장 단골집입니다. 부산에 오면 꼭 기장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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