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한국 주식시장)이 미장(미국 주식시장)보다 인기를 잃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어려워진 경제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업의 구조조정은 제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 있어 누구도 쉽게 착수를 꺼리는 일이다.
구조조정은 기업의 성장을 위해 주기적으로 거쳐야 하는 일이지만 우리 실정에는 각 단계마다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다. 20~30년 간 회사 기획파트에서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켜보면서 생각해왔던 누구도 쉽게 말하기 어려운 기업 구조조정과 한국의 주식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절벽에 마주칠 우리 경제와 기업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
1. 기업 구조조정의 순서
기업 구조조정의 순서는 기업지배구조가 가장 먼저이고 산업구조, 인력구조 구조조정의 순서로 진행된다.
첫 단계인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은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대주주보다 늘 우선순위에 밀리는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제도 개선이라는 첫 단추부터 난항에 부딕친다. 우리는 주주 환원이나 지배구조의 투명성 미흡 등으로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산업구조의 개선은 기업이 수익이 떨어지는 기존 산업을 축소하고 수익성 높은 신산업으로 성장축을 이동하는 것이다. 일종의 New Business Model로 대부분의 기업은 3~5년의 중장기 계획이란 이름으로 이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구조 조정이 이루어지면 필연적으로 인력구조 조정이 뒤따른다. 인력구조 조정은 노조의 반발이 뒤따르는 일이라 역시 시작부터가 어렵다.
첫번째 기업지배구조의 조정과 세번째 인력구조 조정은 대주주와 노조와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친다.
2. 한국 주식시장을 떠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
2025년 2월 17~18일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민 1,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미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54.5%가 한국 주식시장보다 미국 주식시장을 더 선호한다고 답하였다.
국내 증시의 밸류업을 위해서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장기 주식보유자에 대한 세제혜택이나 배당소득세 인하 등 주식투자자들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겠지만 지배구조의 투명성 개선이나 주주 환원 등은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지배구조 문제를 건드리면 동전의 뒷면에 있는 인력구조의 구조조정 문제로 불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노조가 강한 기업에서는 구조조정이라는 말을 꺼낼 수도 없다.
결국 우리나라 기업은 두 문제는 제외하고 비즈니스모델 혁신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러니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외국인의 시각에서는 가치가 떨어지는 불투명한 시장이 된다.
3. 결
결국 기업의 구조조정은 누구를 위해 회사는 존재하는가의 문제이다. 지배주주, 소액주주, 구성원, 노조 등 기업의 이해관계자를 고려할 때 미국은 주주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듯하고, 유럽은 이해관계자 간의 균형점을 찾고 있다. 우리 민법은 대륙법을 거쳐 일본을 통해 들어온 만큼 우리는 유럽스타일에 가까운 것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식투자자들은 과반이 이제 미국 주식시장과 밀접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주식시장이 다시 제자리를 잡아 가려면 기업의 대주주들과 노조가 회사의 미래를 위해 타협하면서 자기가 가진 것을 하나씩 내놓는 적절한 구조조정의 균형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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