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설날을 지나면서 김재진 시인의 '시간의 세 가지 걸음' 시를 읽어 보았습니다.
1. 시간의 세 가지 걸음/ 김재진
시간은 세 가지 걸음이 있다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처럼 달아나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해 있다
승자는 패자보다 더 열심히 일하지만
시간에 여유가 있고
패자는 승자보다 게으르지만
늘 바쁘다고 말한다
승자의 하루는 25시간이고
패자의 하루는 23시간 밖에 안 된다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올라가면 내려와야 하듯이
폭염이 내리쬐다가 또 비가 쏟아지고
다시 폭염이 계속되다 보면
어느새 가을이 다가온다
절정에 가면 모든 것은
내리막길을 가기 마련이다
느리게 그리고 주저하면서
다가오는 것 같지만
미래는 현재가 되는 순간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날아가 버린다
하루하루는 지루한데 일 주일은 금방 흩어지고
한 달이나 일 년은 쏜살같이 날아가고 없다
우리 만난 지가 언제였더라 하며
악수하다 보면 못 본지 10년
강산도 변하고 사람의 마음도 변해
한 때의 친구가 서먹서먹한 타인이 되어 있다
승자는 시간을 관리하며 살고
패자는 시간에 끌려가며 산다는데
인생에서 패자로 남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적지 않은 경험을 했지만
아직도 다하지 못한 어떤 경험이
내 인생에 남아 있을까?
다가오는 미래를 다 알 수는 없지만
참으로 중요한 것은
시간에 끌려다니며 살지 말고
시간을 부리면서 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2. 후기
기회의 신 카이로스는 앞머리만 있고(미리 준비한 사람에게만 기회가 오고) 양 발에 날개가 달려 빨리 달아날 뿐만 아니라 왼손 저울에는 옳고 그름을 정확히 판단하고, 오른손 칼로는 주어진 것에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합니다.
언제나 다가올 기회를 잘 잡기 위해서는 미리 전날이나 전주, 전월, 전년에 준비(시비와 결단)를 철저히 해서 대응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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