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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 사이' 시

by 선라이저 2023.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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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진 시인의 '아내와 나 사이' 시입니다.

 

1. 아내와 나 사이 시

 

 아내는 76이고 나은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곻서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돌아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둘을 떠나고

 마직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 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인생?

 철학?

 종교?

 우린 너무 먼 데서 살았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사랑 뿐
우리가 필요한 것은 사랑 뿐

 

 

2. 결

 

 

 

'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이생진 시인이 80세(2023년 90세)에 쓴 시입니다.

우린 너무 먼 데서 살았습니다 문구가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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