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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진 시인의 '아내와 나 사이' 시입니다.
1. 아내와 나 사이 시
아내는 76이고 나은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곻서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돌아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둘을 떠나고
마직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 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인생?
철학?
종교?
우린 너무 먼 데서 살았습니다
2. 결
'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이생진 시인이 80세(2023년 90세)에 쓴 시입니다.
우린 너무 먼 데서 살았습니다 문구가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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