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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 박철 시

by 선라이저 2023.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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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박철 시인의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시를 읽어 보았습니다. 

 

 1.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 박철 시

 

 막힌 하수도 뚫은 노임 4만원을 들고

 영진설비 다녀오라는 아내의 

 심부름으로

 두 번이나 길을 나선다

 자전거를 타고 삼거리를 지나는데 굵은

 비가 내려

 럭키슈퍼 앞에 섰다가 후두둑 비를

 피하다가

 그대로 앉아 병맥주를 마셨다

 다시 한 번 자전거를 타고 영진설비에

 가다가

 화원 앞에 지나다가 문 밖 동구마니

 홀로 섰는

 자스민 한 그루를 샀다

 내 마음에 심은 향기 나는 나무 한 그루

 마침내 영진설비 아저씨가 찾아오고  

 거치 몇 마디가 아내 앞에 쏟아지고

 아내는 돌아서 나를 보았다

 그냥 나는 웃었고 아내의 손을 잡고

 섰는

 아이의 고운 눈섭을 보았다

 어느 한 쪽,

 아직 뚫지 못한 그 무엇이 있기에

 오늘도 숲속 깊은 곳에서 쑥국새는 울고

 비는 내리고

 홀로 향기 잃은 나무 한 그루 문 밖에

 섰나

 아내는 설거지를 하고 아이는 숙제를

 하고 

 내겐 아직 멀고 먼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라이프 (삶)
라이프 (삶)

 

2. 소감

 

 

  이 시에서는 시인의 일상생활속 시적 감각이 엿보입니다. 시인 같은 삶을 산다는 느낌입니다. 

남편을 어찌할 수 없는 아내의 정경이 그려집니다. 

 

 시인의 마음 속은 뚫린 하수구와 달리 세상으로의 출구가 여전히 뚫리지 못한 채입니다.

그럼에도 삶은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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