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입니다.
서울 홍릉(청량리 부근)에 있는 KAIST 경영대학원에서 한 학기 동안 AIC(컨설팅) 과정을 같이 다닌 지인이 아침에 보내준 발렌타인 데이와 관련된 글이 있어 나눕니다.
1. 발렌타인 데이
언제 어디서 끝이 날지 모르는 긴 여정의 길에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말이 통하고 생각이 같고 눈빛 하나로 마음을 읽어주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이보다 행복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행복하게 해 줄 그 누군가에게 진심을 담아 사랑을 고백할 수 있다면 아름다운 일입니다.
오늘은 여자가 평소 좋아했던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허락되고, 주로 사랑을 전하는 매개체는 초콜릿이지만, 진실한 마음을 전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어 가기를 소망합니다.
오늘이 발렌타인 데이인데, 그 유래는 3세기(269년)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결혼은 황제의 허락이 있어야 할 수 있었는데, 발렌타인(Valentine)은 서로 사랑하는 젊은이들을 황제의 허락 없이 결혼시켜 준 죄로 순교한 사제의 이름입니다. 그가 순교한 뒤 이 날을 축일로 정하고 해마다 연인들의 날로 기념해 온 것입니다.
2. 우리나라 연인의 날
우리나라에도 연인의 날이 있었습니다. 개구리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그 날이었습니다. 경칩날 정을 돋우고 싶은 부부나 멀어진 정을 다시 잇고 싶은 부부, 그리고 사랑하고 싶은 처녀 총각들은 은밀히 숨어서 은행을 나눠 먹었습니다.
『사시찬요』에 보면 “은행 껍데기에 세모난 것이 수은행이요, 두모난 것이 암은행이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있는데, 서로 마주 바라보고만 있어도 사랑의 결실이 오간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칠월칠석날은 견우와 직녀가 은하를 가로질러 상봉하는 날로서, 이 또한 연인의 날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날 밤 아가씨들은 걸교(乞巧)라 하여 반원형의 달떡을 빚어 놓고 베짜는 솜씨와 바느질 솜씨를 비는 민속이 있는데, 그러나 재주를 비는 걸교는 명분이고 실속은 마음먹은 사람을 움직이게 해 달라거나 시집가게 해 달라는 사랑의 기도였음은 옛 잡가(雜歌)나 속요(俗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결
2024년 9월 중순 우리 부부는 이탈리아 여행을 갔고 로마에서 '진실의 입'이라는 곳을 갔습니다. 진실의 입에 손을 넣고 거짓을 말하면 손목이 잘린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 곳은 코스메틴 산타 마리아 성당의 입구로 순교한 발렌타인을 모신 곳이었습니다.
저는 발렌타인 이야기를 알고 있어서 진실의 입을 간 길에 성당안을 둘러 보다가 촛불을 사는 곳이 있어 촛불을 하나 사서 불을 밝히고 왔습니다.
오늘은 연인들의 날입니다. 마음 한켠에 담아 두고 차마 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이 아름다운 봄이 시작되기 전에, 아니 오늘 당장 그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해 봅시다.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세상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사랑을 고백하고 진실한 사랑을 해야겠습니다.
사랑한다면 지금 말해야 합니다. 숨 가쁘게만 살아가는 이 순간들이 아쉬움으로 변하기 전에 말해야 합니다.
어쩌면 시간이 남기는 가장 큰 선물은 사랑했던 기억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쑥스러움을 이겨내고 고백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
봄을 재촉하는 만큼 일교차도 심해질 것입니다. 건강이 우선입니다. 오늘도 행복하게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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