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늘 시대 정신을 반영합니다. 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인은 가장 앞서 그 시대의 길을 개척하는 사람입니다. 시대 정신을 모르면 그 시대에 지구를 여행하고 있어도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아 열심히 따라가 봅니다.
오늘은 최근 신춘문예에 뜨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 해체 시, 난해 시 중 하이브리드 시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1. 하이브리드 시란 무엇인가
요즘 하이브리드가 각 분야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자동차용 연료와 배터리를 겸용한 것으로 전기차로 가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음식의 하이브리드인 퓨전음식은 각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미술에도 하이브리드 창작은 오래 전부터 시도되어 왔습니다. 우리 문학에도 등장한 하이브리드 시는 시(서사시)와 소설(픽션)을 혼합된 장르입니다.
최복림 시인의 노트르담 미스테리라는 하이브리드 시를 소개하겠습니다.
노트르담 미스테리
노트르담 사원 발코니에 올라 광장을 내려다 보았다. 관광 온 젊은 여인들이 집시춤을 추고 있었다. 나는 그 때 '노트르담의 곱추'를 읽지 않았다. 어슴프레 스토리를 알고 있었으나 사원의 역사와 신비를 몰랐다. 그후 2019년 사원이 불이 나고 500페이지의 소설을 읽었다. 사원이 복원되어 다시 찾으면 다음을 물어보고 싶다.
/처음 사원을 건축했을 때 돌에 새긴 FATE를 왜 지웠나요/ 콰지 모토가 기거한 옥탑방을 보고 싶어요/ 이스메랄디가 피신한 방은 어디 있나요/ 사원의 6개 종소리가 어떻게 다른지 울려 주세요/ 왜 신부가 살인을 하려고 했나요/ 작가는 힘없고 선량한 백성으로 하여금 성당을 공격하게 했는데 이것은 화재로 인한 사원의 불행을 예언한 것은 아닌가요/
옛날 파리에는 뒷골목에서 춤추는 집시 소녀가 많았다. 시민들은 집시를 의심했다. 아기를 훔쳐 달아나고 도둑질하고 남자를 유혹하고. 무고한 이스메랄다는 교수형 선고를 받고 형장으로 끌려갔다.
집시는 광장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 후 바람같이 사라졌다/ 신부도 근위병 대장도, 문지기 곱추도 모두 집시를 사랑했다/ 동물 같기도 하고 사람 같기도 한 곱추는/ 돌이 되지 못한 자신을 저주했다/ 신부는 매혹적인 집시를 볼 때마다/ 주님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집시 어머니는 울부 짖었다/ 내 딸은 하나님보다 더 소중해요/ 목에 밧줄을 걸지 마세요/ 천국도 필요없고 천사가 되는 것도 원치 않아요.
2. 공모전의 하이브리드 시
하이브리드 시는 기존의 고전적이고 정형화된 형식을 벗어난 시입니다. 과거에는 시가 아름다움, 부드러움과 같은 인간의 내면이나 향토적인 정서 같은 것을 담았습니다. 하이브리드 시는 이러한 시의 매너리즘을 과감히 탈피하였습니다. 울타리를 넘어선 것입니다.
지금은 시에 담기는 것이 '안된다'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습니다. 수학공식이나 물리학 용어, 소설이나 수필의 기법도 다 동원해서 시를 쓸 수 있습니다. 시에 모든 것들이 다 섞일 수 있는 오픈 마인드로 가고 있습니다. 시는 그가 알고 있는 만큼 쓰는 것입니다.
3. 결
시는 짧은 형태의 문학 장르이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이나 시대흐름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이브리드 시는 탈 경졔, 탈 중심의 혼합종으로 시대 정신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동시대를 살더라도 세대마다 보폭이 다릅니다. 하지만 현 시대 흐름에 발 맞추어 가야 합니다. 새로운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과거에만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언어를 부리는 시인이 늘 시대를 정진하는 것은 이루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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