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초에 원주 오크밸리 골프장이 내려다 보이는 산 꼭대기에 안도 타다오가 건축한 뮤지엄산에 다녀왔습니다.
거기서 정희경씨의 '산책자'라는 작품을 보고 스스로에게 엽서를 쓰는게 있었는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오늘 그 엽서가 도착하였습니다.
오늘 눈이 펑펑 내리는 중에 집앞 프롬나드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하고 왔는데 엽서 내용에도 프롬나드가 있어 깜짝 기쁨이었습니다.
1. 산책자 (정희경의 글)
무소르그스키의 모음곡인 '전람회의 그림'에는 악장 사이에 프롬나드(promnade)라는 간주곡이 나옵니다.
프롬나드는 '산책'이라는 의미로 음악과 음악 사이를 여행하는 움직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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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산에 건축되어 있는 '지금 여기'라는 작품 속에서 '지금(maintenant)'의 의미는 창속의 하늘을 주시하며 빛을 통해 느끼는 삶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2. 뮤지엄산의 명상관 체험
뮤지엄산의 명상관은 나를 발견하는 여행이며 다시 살아갈 힘을 되찾는 공간입니다. 노출 콘크리트로 된 완만한 돔은 구심의 공간으로 정신을 집중하는 공간입니다.
명상공간의 상부에는 남북으로 가르는 채광을 위한 슬릿이 있고, 그 곳을 통해 들어오는 직사광에 의해 시간에 따라 바닥에 다양한 빛의 패턴이 그려지게 됩니다.
태양의 움직임과 이어지는 공간에서 명상을 하는 사람들의 정신은 자연과 우주를 교감하게 됩니다.
지난 번에 이어 두번째 맞이한 우리 가족의 40분 동안의 음악 테라피 명상 체험은 몸과 마음을 깨우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3. 결
빛과 기하학으로 알려진 안도 타다오의 노출 콘크리트 방식의 건축물은 장소에서 배어나오는 역사적 기억과 정신에 대한 존중을 보여줍니다.
배포와 섬세함을 두루 갖춘 여장부였던 이인희 한솔제지 고문(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누나)이 남긴 뮤지엄산에는 한솔그룹이 운영했던 제지의 역사와 함께 멋진 건축 작품들과 명상관으로 가면 갈수록 정신이 맑아지는 곳입니다. 내려다 보이는 골프장과 함께 이런 작품을 구상한 것이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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