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프로그램인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탤런트 전원주씨가 이야기하는 '영원한 2등인생은 없다'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는 제가 읽은 책들 중에 자신이 직접 쓴 자서전과 역사책을 가장 좋은 책으로 여깁니다.
1. 나의 어머니 이야기
어머니는 동대문시장에서 포목상을 내고 장사를 하셨는데, 그야말로 돈을 끌어모을 만큼 수완이 좋았습니다. 손님이 오면 뭐라도 먹였습니다. 떡이든 쥬스든. 언젠가 내가 물어 보았습니다. "엄마는 왜 그렇게 장사를 잘 하우?" 어머니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딴 거 없다. 손님 가슴에 거울을 대고 비쳐보면 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손님이 뭘 원하는지, 즉 손님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뭔가를 정성으로 대접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손님이 쥬스를 마시는 사이, 어머니는 옷감을 몇 마 '부~욱' 자르면서 '이게 가장 좋습니다'하고 말하면, 그 손님은 '어, 어'하면서도 그냥 그 물건을 사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장사 수완이 있었으며, 나는 그것을 찬스에 강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찬스에 강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이든지 대접을 하면 반드시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 TV 방송 출연 이야기
연예인 세상은 엄청나게 치열합니다. 흐지부지 목적없이 살면 절대로 좋은 길로 못가고, 운전하다 1분안에 세 번 차선을 바꾸는 사람과는 상종하지 말라는 말도 있듯이 탤런트는 굳건한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대사를 다 외우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잊어먹지 않도록 암기연습도 죽도록 하고, 연습시간을 확보하려면 시간관리에 철저해야 합니다.
그래도 떨면 대사를 까먹기 마련이라 배포까지 키워야 합니다. 그래야 캐스팅이 잘 됩니다. 녹화에 3번 지각하면 쫒겨나고 같은 장면을 NG 3번 내면 다음부터는 안 써 줍니다. 통상적으로 남자들이 더 떨었던 것 같습니다. 밥을 씹으면서 연기하면 대사를 까 먹을까봐 씹지도 않고 애기하다 밥알이 다 튀기도 합니다.
내가 무당역을 맡은 일이 있었는데, 그 때의 대사 중에 가장 힘든 일이 귀신 이름을 7가지 외우는 것이었습니다. 1주일 내내 연습을 했는데 연기 도중에 예상치 않은 꽹과리 소리가 요란히 울라는 바람에 그만 까먹고 말았습니다. 그 때부터 연출자 사이에는 '전원주는 세대가리'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소문은 진짜 무서운 것입니다. 한 명이 무려 30명에게 전파를 하더군요.
사람은 밝고 긍정적이어야 하는데, 나는 그렇게 연예계 생활에서 그 오랜 세월을 빛 한 번 보지 못하고 구박만 받고 지내다 보니 항상 우울하고 사람들과 말도 하지 않고 혼자서 중얼거리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별명이 '쭝얼이'였습니다. 먹고 살기도 힘들어서 시장을 봐도 미아리시장에 밤 8시 정도 시장이 파장할 때 맞추어 가곤 했습니다. 그 때 가면 팔다남은 야채 등을 헐 값에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시장 어디선가 장사를 하고 번 돈을 세는 아주머니 한 명이 시장이 떠나갈 듯 유쾌한 웃음을 웃어대는 것이었습니다. 그 웃음을 듣는 순간 나는 그 간 10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 웃고 살자' 이렇게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 때부터 나는 매일 시도 때도 없이 집에서 거울앞에서 웃는 연습을 했습니다. 아들이 "엄마 왜 그래. 웃지마. 귀신 나올 것 같아"할 정도로 미친 듯이 웃어 제꼈던 것 같습니다. 그랬더니 10일 만에 웃음소리가 시원하게 터져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방송국에 들른 나는 갑자기 한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그래 연출자들에게 약이나 올려주자". 연출자 대기실에 연출자들이 20명 정도 모일 때을 기다려 나는 문을 살그머니 열고 들어가서 갑작스럽게 '와 하하하~~~~'하고 사무실이 떠나갈 듯 웃어주고는 뒤도 안돌아보고 나왔습니다. 나오는 내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내가 이 나이에 이런 짓까지 해야 하다니"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랬더니 어느 날 새 드라마를 방송하게 되었는데 조연 중에 한 명으로 내가 발탁되었습니다. 시골의 순박한 아주머니 역할이었는데, 시골아줌마들은 통상적으로 목소리도 크고 웃음도 잘 웃어야 하는데, 연출자들이 혼비백산하도록 웃어 재꼈던 그 날의 내 행동이 인상깊게 남아있다가 "드라마 성격에 전원주 웃음소리가 딱이다"는 의견이 터져 나왔던 것입니다.
그 드라마가 바로 그 유명한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였고, 장장 7년 6개월을 장수한 대히트 드라마였습니다. 거기에서 드디어 나는 떴던 것입니다. 그 만큼 방송국에서의 경쟁은 치열한 것이었고 나도 죽을 힘으로 경쟁하였던 것입니다. 그렇게 나는 오랜 고생 끝에 인기인이 되었습니다. CF도 줄줄이 찍었습니다. 20년을 참고 뜬 태양은 지지도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인내하고 밀어 붙이고 노력하면 성공합니다. 오로지 내일을 향해 뛰기 바랍니다.
3. 전원주의 4가지 성공 원칙
지금에 와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성공에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원칙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마라톤의 원칙'입니다. 과욕을 부리지 않고 목표를 정하고 속도를 조절하면서 꾸준히 뛰는 것입니다.
둘째 '날씨의 원칙'입니다. 바바람, 폭우가 몰아치는 날이 있어도 어느 날 분명히 해는 뜹니다. 희망과 긍정적인 자세를 잃지 말고, 오기를 갖고 인내해야 합니다.
셋째 '합창의 원칙'입니다. 사람들과 호릅을 잘 맞추는 사람이 인기가 있습니다. 노래방에서 가장 싫은 사람이 누구인가? 마이크 독점하는 사람, 남이 노래 부르는데 꼭 끼어들어서 노래 망치는 사람, 악만 바락바락 쓴 사람, 흥겨운 분위기에 처진 노래 부르는 사람입니다.
넷째 '등산의 원칙'입니다. 처음에 산에 오르기로 해도 출발하기가 망설여집니다. 그 때 과감하게 일어나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한 참을 오르다 보면 힘도 들고 땀이 납니다. 그 때 이 정도로 하고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 사람은 정상의 맛을 영원히 못 봅니다. 끝까지 올라가면 모든 것이 발 아래 있는 법입니다. 정상의 맛은 아무나 느끼지 못합니다. 참고 꾸준히 목표만 바라보고 인내를 거듭할 때 기회가 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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