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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우리의 모습은

by 선라이저 2025.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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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에서 고교 동창(62세)이 오늘 아침 올린 글입니다.   

이 친구는 고향인 울산에서 오래 전 미술심리치료사와 주역 일을 배워 지역 사회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1. 퇴직 후의 모습

 

 사람마다 퇴직 후 모습은 다양하다. 퇴직 전 잘 다듬고 준비하여 여유로운 마음으로 사는 친구가 있는 반면, 월급의 노예로 생을 다 쓰고 퇴직 후 거지 꼴로 다니는 친구도 있다.

 
일터가 세상의 전부가 되어 그 세상에 갇혀 수 십 년을 보내다 보니 바보가 돼 버렸다. 세상 경험이 없으니 조금 받은 퇴직금으로 창업도 할 수 없고 세상이 두렵다. 퇴직 전에는 그래도 높은 직급이니 내 말도 따라주고 지시도 하고 했는데 이젠 계급장을 떼고 보니 어디가서 그럴 데도 없다.
 
그러다보니 눈 떠도 할 일이 없고 같이 놀아줄 친구를 찾아 막걸리라도 한 잔 얻어 묵으면 기쁜 날이다. 저잣거리 나가 막걸리 한 잔 묵고 지나가는 여자 쳐다보고 이 집 저 집 다니며 시비를 걸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2. 나의 모습은
 
 
 
  우리 나이에 혐오감을 주지 않고 사람들 속에 섞여 무언가를 가르칠 수 있다는 건 감사하고 행복하다. 일주일에 네 번 출강을 한다. 나의 달란트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 사람들과 소통하고 배우며 즐긴다. 퇴직한 친구들이 부러워하며 능력자라 하지만 이건 능력이 아니라 나의 모습으로 자연스레 살아가는 것이다.
 
오랜시간 스스로를 잘 다듬어 온 나를 늘 칭찬하고 이런 육신을 만들어준 부모님께 늘 감사한다.
 
청결하게 반듯하게 늘 호기심을 잃지 않고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나이보다 젊게 살아가며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며 수십 년을 보내는 중이다. 그게 지금의 내가 되었다.
 
가끔 며느리가 커피 쿠폰을 보내주고 손녀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니 더할나위 없는 나다. 
 
다양한 친구가 있다. 좋아하는 친구, 존경하는 친구, 스승같은 친구 등등. 미워하는 친구는 없다. 다투고 충돌하는 걸 싫어하니 그렇다. 그러나 측은한 친구는 있다. 퇴직 후 바보가 되고 거지꼴로 다니는 친구들은 측은하다. 
 
며칠 전 퇴직자 상담을 했다. 30년 넘게 직장의 세계에 갖혀 자아를 상실하고 정체성을 잃었다. 퇴직 후 공황장애를 겪고 세상이 두려웠다 한다. 상담이 진행될수록 좋아지고 있다. 좁은 세상에 갖혀 생을 다 쓰면 나의 존재를 잃어버린다. 
 
세상에 보낼 땐 이유가 있다. 세상을 완성하는데 나의 쓰임이 있다. 공짜 술 얻어묵고 저잣거리에서 시비나 걸고 해가 지면 잠을 자고 눈뜨면 삼시새끼로 불려서 되겠나. 스스로 돌아보고 다듬고 청결하지 않으면 뒷방 할배 냄새가 나서 내가 지나가면 코를 막는데 나만 모른다.
 
나이가 들수록 청결하고 겸손하고 호기심을 잃지 말고 거울을 자주 보고 좋은 표정을 연습하자. 그리고 향수도 준비하자. 할배 냄새를 가려줄 향기는 필수다.
 
 
 
은퇴
은퇴
 
 
3. 결
 
 
 
주변 친구들이 거의 다 퇴직하니 측은한 친구들이 더러 있다. 마음이 여유롭고 풍요로운 스승 같은 친구도 있다.
교학상장도 되고 반면교사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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