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정주 시에 김환기가 그림을 그린 '학의 노래' 시를 읽어 보았습니다.
대림대 평생학습원에서 시 창작과 시 낭송 과정에서 배운 시들 중 하나입니다.
1. 학의 노래
천년 맺힌 시름을
출렁이는 물살도 없이
고운 강물이 흐르듯
학이 나른다
천년을 보던 눈이
천년을 파닥거리던 날개가
또 한 번 천애*에 맞부딪노나
산 덩어리 같아야 할 분노가
초목도 울려야 할 설움이
저리도 조용히 흐르는 구나
보라, 옥빛 꼭두서니**
보라, 옥빛 꼭두서니
누이의 수틀을 보듯
세상은 보자
누이의 어깨 넘어
누이의 수틀 속에 꽃밭을 보듯
세상은 보자
울음은 해일
아니면 크다큰 제사와 같이
춤이든 어느 땐들 골라 못 추랴.
멍멍히 잦은 목을 제 죽지에 묻을 바에야
춤인들 어느 술참*** 땐들 골라 못 추랴.
긴모리 자진모리**** 일렁이는 구름 속을
저, 울음으로도 춤으로도 참음으로도 다하지 못한 것이
어루만지듯 어루만지듯
저승 곁을 나른다
- 주
* 천애 : 하늘끝
** 꼭두서니 : 뿌리의 적색 염료
*** 술참 : 일꾼들이 참참이 먹는 음식
**** 긴모리 자진모리 : 긴모리는 가장 느린 장단(슬픈 소리), 자진모리는 빠른 장단(경쾌한 소리)
2. 소감
서정주 시인에 대한 후대의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립니다. Everything depens on the way You see.
하늘을 날으는 학은 우리 민족, 우리 역사를 상징합니다. 학은 분노와 설움을 달래며 강물처럼 천년을 흘러 왔습니다. 세상에는 어려움이 많지만 학은 세상을 분노와 설움을 다 삭이고 아름답게 달관하고 있습니다.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인간 세상에서 학은 천년의 시름을 삭인 후에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해 날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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