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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생각하는 나태주 시 두 편

by 선라이저 2023.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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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9월 선선한 아침 기운을 느끼면서 냐태주 시인의 9월 시 두 편을 읽어 봅니다.

 

1. 다시 9월 시

 

  다시 9월 

 

   나태주

 

기다리라 오래 오래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지루하지만 더욱

 

이제 치유의 시간이 찾아온다

상처받은 짐승들도

제 혀로 상처를 핥아

아픔을 잊게 되리라

 

가을 과일들은

봉지 안에서 살이 오르고

분이 밝고 다리 굵은 아이들은

멀리까지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리라

 

구름 높이 높이 떴다

하늘 한 가슴에 새하얀

궁전이 솟아올랐다

 

이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게 되는 시간

기다리라 더욱

오래 오래 그리고 많이.

 

2. 9월이 시

 

9월이

 

 나태주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

머물러 있는 동안

 

사과는 사과머누 가지 위에서 익고

대추는 대추나무 가지 위에서 익고

 

너는

내 가슴속에 들어와 익는다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서

서서히 물러가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를 떠나야 하고

 

너는

내 가슴속을 떠나야 한다

 

초막골 생태공원 옹기가마 앞 코스모스
초막골 생태공원 옹기가마 앞 코스모스

 

 

3. 결

 

  무난히도 덥고 길었던 한 여름 무더위가 서서히 물러나고 이제 선선한 가을이 다가옵니다. 가을 옷을 꺼내 입어 봅니다.

 

  우리 아파트 앞 대추 나무의 대추도 풍성이 익어 갑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입니다. 시골 초등학교 교사였던 나태주 시인의 9월 시 두 편이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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