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수필가인 박경애씨가 쓴 '오영수의 일광살이 - 소설가 오영수는 일광면 면서기였다'를 알아 보았습니다.
1. 소설가 오영수는 누구인가
소설가 오영수는 늦은 나이에 일본 유학을 떠났으나 일본의 학도병 징집을 피해 다니다 졸업이 늦어졌습니다. 졸업 후 귀국하여 언양 보통학교 교사인 김정선과 결혼하고 언양에서 청년회관을 열었습니다. 일제의 삼엄한 감시속에서 역사와 한글을 가르쳤습니다.
청년회관이 폐쇄되자 젊은 혈기의 지식인 오영수는 긴 방랑의 길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긴 도피를 끝내고 귀국한 오영수는 처가가 있는 일광면 화전리(지금은 고속도로 기장일광톨게이트 부근)로 이사를 합니다. 일광면 면사무소에서 자리를 잡았고 언양에서 근무하던 아내도 일광 보통학교(화전리 소재)로 전근을 합니다. 화전리는 배산임수의 지형으로 달음산을 뒤로하고 일광 앞바다 광활한 동해를 앞에 두고 있습니다.
오영수는 일광면사무소에서 나오면 길건너가 긴 모래사장의 일광해수욕장이고 여기서 바라다 보이는, 갯마을 소설에서 H마을로 불리는 학리에 눈이 갔고 발이 머물렀습니다.
2. 소설 갯마을 줄거리
남편 성구가 칠성네 배를 타고 먼바다로 고등어잡이를 하러 떠나가는 날이다. 동네 아낙들은 뱃전에서 각자 남편들을 챙겨주느라 부산하다. 갓 시집온 해순이는 버젓이 뱃전에 나오지 못하고 돌각담에 손을 뒤로 붙이고 서서 멀어져 가는 남편 성구를 바라만 본다. 송구도 돛 줄을 잡고 서서 마을 한 모퉁이에 있는 해순에게 눈을 박고 있으니.
그렇게 떠난 남편 성구 모습이 마지막이 되리라고 생각이나 했으랴. 잘 알지도 못하는 대자연을 경외하다 보니 바닷일에는 금기사항이 이렇게 많다. 출어 날을 받아 놓은 선주는 목욕재계하고 풍신과 용신에게 제를 올리며 풍어와 뱃사람들의 무사귀환을 빌었으리라.
비를 몰아치는 바람과 바다의 아우성은 참고 참았던 분노가 한꺼번에 터져 나와 커다란 입으로 모든 걸 삼켜 버리니, 변화무쌍한 바다의 깊은 속을 누가 알겠는가.
끈질긴 상수의 구혼이 동네소문이 된다. 해순이는 어쩔 수 없이 상수를 따라간 곳이 농촌이다. 개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상수는 징용으로 끌려가 소식조차 듣지 못한다.
'오뉴월 콩밭에 들어서면 깜북 숨이 막히고 바랭이풀을 한 골 뜯고 나면 손아귀 맥이 풀리고 눈앞에 바다가 바다가 튀어 오누나.' 해순이 얼마나 바다가 그리웠기에 호미를 내던지고 보이지 않는 바다를 보기 위해 산꼭대기로 기어 올라갔을까. 해순의 머리속에는 갯마을이 물너울처럼 출렁거린다.
'수수밭에 가면 수숫대가 모두 미역밭 같고 콩밭에 가면 콩밭이 모두 왼통 바가와 같으니.' 해순의 바다에 대한 그리움과 애착은 풍랑으로 남편을 잃은 갯마을의 가난마저도 운명으로 받아 들였으리라. 해순이는 바다가 그리워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본래 살던 갯마을로 돌아온다. 해순은 영원한 마음의 고향인 바다로 귀향을 하고야 만다.
3. 결
오영수는 어쩔 수 없이 상수를 따라간 해순을 통해 운명을 따르는 전형적인 한국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인간 근원적인 고향이 자연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태어난 곳을 잊지 못하는 법입니다. 고향의 정은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샘물입니다.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를 해도 언제가는 돌아갈 고향을 가슴에 품고 삽니다.
"나 돌아가리라, 내 고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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