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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어떻게 쓰고 무엇을 쓸 것인가(3) - 공광규 시인의 여행 경험 쓰기

by 선라이저 2025.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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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3월 13일에는 군포시 중앙도서관에서 수리샘문학회 주최로 공광규 시인 초청 특강이 예정되어 있다는 플랭카드가 도서관 입구에 달려있다.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있는 문학회에 전화를 거니 회장이 문학회에 참가할 것인지 묻는다. 그냥 관심이 있어서요 라고 넘긴다. 

 

  일산에 사는 공광규 시인은 '이야기가 있는 시 창작 수업'(어떻게 시를 쓰는 지를 가르치는 창작 이론 15주, 어떤 제재의 시를 쓰는 지를 가르치는 창작 실천 15주, 720 페이지) 책으로 알려진 분이었다. 

 

 시인이 쓴 글쓰기 교재 중 우리가 많이 쓰는 여행 경험, 차와 찻집 경험과 관련된 글들을 찾아냈고, 이번에는 글의 제재인 여행 경험을 쓴 글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1. 왜 여행 경험인가

 

  여행은 생각의 산파라고 한다. 인간은 여행을 통해서 성숙된다. 여행을 하면서 자연을 만나고 사람을 경험하면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도 2024년 9월 중순 와이프와 함께 떠난 이탈리아/스위스 여행이 그런 경험을 주었다.)

 

 그래서 여행은 혼자 하는 것이며 여행을 하는데는 간편한 것이 최고라고 한다. 혼자 여행을 해야만 자기를 들여다볼 수가 있다. 

 

2. 조선시대 여행기

 

  옛적부터 많은 현자와 문인들 역시 여행을 통해서 인생의 의미를 깨닫고 그것을 글로 남겼다. 서거정은 문장은 책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니 책도 읽고 여행을 할 것을 권유하였다. 여행문, 즉 기행문은 자전적 문학이다. 조선시대 박지원의 열하일기, 정철의 관동별곡 등이 유명한 기행문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산행 과정을 담은 기행문인 遊山記(유산기)가 1,500편으로, 그들은 백두산, 금강산, 지리산, 가야산, 청량산(봉화)을 가장 많이 찾았다. 

 

 퇴계 이황은 평소 산을 좋아하는 버릇이 있어 소백산을 여행하고 여행기를 남기기도 하였고, 여러 사람의 여행기인 산수유람을 편집하는 일을 좋아했다. 그는 관동의 유람을 흠모하였으나 병에다가 조정과 시창작에 연연하느라 전부 실천을 못하였다. 

 

 남명 조식도 산을 좋아해 지리산을 17번이나 올랐고 여행기를 남겼다. 

 

 일본의 작가 다치바나 다카시는 사색기행이라는 책에서 "여행이야말로 사람을 고쳐서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여행 전과 후의 사람은 같을 수 없다. 나나가 사람은 무스한 작은 여행, 또는 여행의 무수한 작은 구성요소에 따라 부단히 변하는 존재이다"고 했다. 

 

 그는 또 "여행의 패턴화는 곧 여행의 자살이다. 여행의 본질은 일상성을 벗어났을 때 내가 무엇을 발견했는지, 뭔가 전혀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데 있다"고 했다. 

 

이야기가 있는 시 창작 수업 책 표지
이야기가 있는 시 창작 수업 책자 표지

 

 

3. 백석과 신경림 시인의 여행 경험

 

 

 

 백석의 많은 시 중에서 1930년대 통영 지역을 기행하면 쓴 시 3편 '통영'은 지역의 정취를 잘 드러내고 있다. 백석은 24세 때인 1936년 6월 어느 날 친구인 허준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당시 이화여고 학생이었던 란이라는 여성을 만나게 된다. 백석은 마음을 사로잡은 란이라는 여성을 찾아 통영을 떠돌며 시를 썼는지도 모릅니다. 

 

 백석이 통영을 몇 번이나 여행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통영에 대한 여행 시를 3편이나 썼다는 것은 통영이 매우 인상 깊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경림 역시 여행을 많이 한 시인입니다. 그는 민요기행을 통해 '신경림표' 시를 완성했다. 신경림이 1990년 펴낸 '길'이라는 시집에는 시편들마다 부제가 붙어 있는데 시닝니 여행했던 장소적 공간을 가르키고 있다. 신경림의 소래포구를 여행한 경험을 쓴 시를 소개한다. 

 

 간이역 / 신경림

 

 배낭하나 메고

 협궤열차 간이역에 내리다

 물이 썰어 바다는 먼데도

 몸에 엉키는 갯비린내

 비닐이며 내장으로 질척이는 수산시장

 손님 뜸한 목로 찾아 앉으니 

 처녀적 점령군 따라 집 떠났다는

 황해도 아줌마는 갈수록 한만 늘어

 대맞부터 사연이 길다

 갈매기가 울고

 벳고동이 울고

 긴 장화로 다리를 감은

 뱃사람들은 때도 시도 없이 술에 취해

 유행가 가락으로 울고

 배낭 다시 들쳐 메고 차에 오르면

 폭 좁은 기차는 마차처럼 기우뚱 대고

 차창으로 개펄이 긴

 서해바다 다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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