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날마다 시를 쓰면 쌀독에 쌀 가득한 것처럼 행복하다는 86세 정영학 시인의 시를 소개합니다.
1. 콩잎 장아찌 시
깡보리밥 도시락에
신물 나는 된장 김치
어제 딴 콩잎 절인
새 장아찌 반찬종기
열 번은 더 열어보며
기다렸던 점심시간
박진규 시인의 시평 : 콩잎 장아찌는 푸릇한 햇콩잎의 비린 맛과 된장의 짭조름한 맛이 어우러진 맛입니다. 이 시를 읽으면서 그의 어린 시절 추억의 장면에 저절로 이입되고 맙니다.
교실에서 콩잎 장아찌 반찬통을 '열 번은 더 열어보며' 점심시간을 기다렸을 가난하고 순수한 소년이 되고, 가슴 속 아스라이 먼 나의 소년을 바라보니 온통 찡하니 아파옵니다.
2. 좋은 시가 되려면 시
좋은 몸가짐에서
좋은 마음이 생기고
좋은 마음이
좋은 생각을 자아내고
좋은 생각에서
아름다운 말이 나오고
아름다운 말이
아름다운 글로 표현되어
아름다운 글이
아름다운 시가 된다
아름다운 시는
아름다운 마음을 확산시킨다
3. 결
정영학 시인은 부산 기장군 철마면이 고향입니다. 40년간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했습니다.
정시인은 "길을 걸으면서 시가 될 만한 것을 끊임없이 찾는다."면서 "시상이 떠오르면 지체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단숨에 써 내려간다. 일단 저장해 두고 교정을 거듭한다. 희한한 것은 더 나은 표현이 잇달아 생각나는 것이다. 그 때 어떻게 이런 상념이 나왔을까 하고 스스로 탄복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그는 "흔히 은퇴 후 노년에 이르러 할 일이 없어 무료하다고 하는데 저는 그럴 때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시를 쓰는 것이 큰 위안과 즐거움이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렇게 좋은, 시 쓰는 일을 좀 더 빨리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며 후회를 하곤 한다. 친구하고 술 먹는다고 젊은 날의 정열을 다 써 버렸다."고 아쉬워 하기도 하였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