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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지식경영법(2) - 조선중화법(지금 여기의 가치를 다른 것에 우선한다)

by 선라이저 2023.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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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왜 살고 공부를 왜 하는가? 어떤 공부를 하든 놓치않는 기본정신이 '핵심가치'입니다. 그것은 삶의 목적이자 학문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에 매달리는 몰두의 첫 번째 핵심가치에 이어 다산의 두 번째는 지금 여기를 중시하는 자주적 태도입니다. 

 

1. 지금 여기에 바탕한다

 

  다산의 조선중화법에서 조선중화란 조선을 문화적 선진인 중화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내 것에 대한 자존심을 지켜 남을 추종하지 않고 '지금 여기'의 가치를 추구하는 태도입니다. 중국만 기웃거리며 무작정 본떠 따르려는 경향과 대립되는 말입니다. 

 

   다산 학문의 두번째 핵심가치는 바로 조선중화의 정신입니다. 다산은 조선의 학자들이 조선의 일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면서 중국의 시시콜콜한 역사는 줄줄 외우고 다니고 또 그것을 자랑하는 현실을 개탄했습니다. 이는 요즘 세계 1위 경쟁력의 국내 2차전지산업 실상은 잘 모르면서 중국의 LFP 배터리를 따라다니며 칭찬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과 같습니다. 

 

   다산은 아들 학연에게 보낸 편지에서 "조선 사람들은 걸핏하면 중국의 고사를 인용하곤 한다. 이 또한 비루한 품격이다. 모름지기 삼국사기, 고려사, 국조보감, 여지승람, 징비록, 연려실기술 등 우리나라 글에서 사실을 체록하고, 지방을 고찰(깊이 생각하고 연구함)하여 시를 쓴 뒤에야 바야흐로 세상에 이름이 나고 후세에 전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다산은 독서 뿐만 아니라 시 창작까지도 우리나라의 역사 고사와 인물 전거(근거 또는 출처)를 폭넓게 활용할 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가지게 된다고 했습니다. '지금 여기'를 살면서 '그 때 그기'만 기웃거린다면 결국 비슷한 가짜만 되는데 그칩니다. 진짜가 되려면 내 목소리를 가져야 합니다. '지금 여기'에 기초해야 합니다. 

 

  다산은 이런 맥락에서 우리의 고사나 지명, 심지어 방언까지 시속에 자유자재로 활용해 가면서 조선 사람의 정서가 녹아든 조선 스타일의 시를 즐겨 창작했습니다. 장기농가와 탐진촌요, 탐진농가와 같은 연작시에는 그 지역의 풍속과 생활상 그리고 그들이 쓴 언어가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2. 주체성을 잃지 말라

 

  다산은 정신의 주체성을 지키는 일에서는 원칙이 엄격했습니다. 조선중화의 정신을 미루어 확장하여 역사, 지리, 국방, 문화 전반에 걸쳐 조선적인 모델을 찾고 정리하는데 몰두하였습니다. 

 

   역사지리에 관심을 두면서 1811년에 아방강역고를 엮었고, 1812년에는 유사시 우리나라 국토방어에 대한 정책논문인 민보의를 지었습니다. 이 경험을 미루어 중국의 수경을 참작하여 우리나라 강줄기를 정리한 대동수경을 제자 이청과 엮었습니다. 

 

   다산은 "이른바 중국이라는 것이 가운데 중이 되는 이유를 모르겠고, 소위 동국이 동쪽이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해가 정수리 위에 있는 것을 정오라고 한다. 정오는 해가 들고 나는 거리로 따져 그 시각이 같다. 그렇다면 내가 서 있는 곳이 동서의 중앙임을 알게 된다.(중략) 어찌 동서남북의 중앙을 얻는다면 어디를 가든 중국이 아님을 없거늘, 어찌 동국으로 본단 말인가? 대저 이미 어디를 가든 중국이 아님이 없거늘, 어찌 이른바 중국이란 한단 말인가?"라고 말합니다. 

 

   다산은 중국이라는 관념의 허구성을 해체하고 나섭니다. "중국은 없다. 어디나 중국이고 누구나 중화다.". 주체를 높이 세워 조선이 스스로 중화, 즉 문화의 중심이 되고, 이를 밑받침하는 문물은 밖의 것을 배워와 끊임없아 향상시켜 나가는 것이 다산이 생각한 조선중화론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아, 배워야 할 것은 안 배우고, 안 배워야 할 것만 굽힘이 없이 굳게 지키니 그것을 답답해 하였습니다. 심지어 물감만 해도 오색의 범위를 절대로 넘지 않아, 새로운 색체가 있어도 버리고 쓰지 않는다고 하면서 이를 안동답답(안동 양반들이 옛 것만 고집하는 태도)에 비유했습니다. 

 

  일본에 표류한 조선 배를 일본 사람들이 수리해서 보내주면 그들의 좋은 제도를 본떠 배울 셍각은 않고, 도착하기가 무섭게 왜놈 것이라고 때려부수는 고식적(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임시변통으로 하는)인 태도를 통탄하였습니다. 

 

  서양의 홍이포를 중국과 일본은 벌써부터 받아들여 사용하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화살로 백 보 밖의 과녁을 맞추는 것을 묘기로 여기며, 군사 무기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큰 소리친다. 저들이 선진 농업기술을 배워 생산력을 급속도로 확장시키고 있는데도 우리는 꿈쩍도 않고 예전방식만 고집한다. 이러니 무슨 발전이 있고 변화가 가능하겠는가?

 

 이렇듯 다산은 끊임없아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지금 여기'의 주체성을 강조하였습니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3. 결

 

 

 

   다산은 변화는 당연한 것이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변해서는 안 될 것까지 바꾸려 하면 주체가 무너지며 주체가 무너지면 흉내만 남게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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