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눈이 부시게 멋진 가을 날입니다. 어제 산본 중심상가를 걷다가 만난 부스에서 미술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분에게서 노인복지관, 요양시설 및 호스피스 병동 등 미술치료사들의 경험을 담은 이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저도 노인분들을 위한 책을 만드는 데 쓰일 글을 써 주었습니다.
1. '보는 약' 책 속에는
이 책은 내 자신이 스스로 처방하며 내 안으로부터 자신이 축적한 에너지를 끌어올려 스스로를 도울 수 있도록 합니다. 내 안의 기억을 잘 살필수록 그리고 몰입이 깊어질수록 치유효과는 더욱 커집니다.
이 책 속에는 가족, 놀이, 그리운 이야기의 3부로 각 20매씩 그림에 색칠(Coloring)을 하는 것입니다. 가족 편에는 첫 글씨 배우는 날, 엄마품의 자장가, 엄마손은 약손, 목말, 첫 입학식, 우리집 강아지, 벌 서는 날, 이빨뽑기, 등목, 텔레비전속의 영웅, 눈사람 만들기, 아궁이와 가마솥, 결혼식 등이 차례로 담겨져 있습니다.
이 책은 추억의 즐거움과 몰입이 주는 긍정적 정서를 재경험할 수 있으며, 면역체계(치유호르몬) 활성화와 뇌기능 증진, 집중력 유지와 강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2. 아궁이와 가마솥 그림에 칼러링 체험
저는 여러 그림 중에서 아궁이와 가마솥 그림에 색칠을 하고 글을 썼습니다.
술빵의 추억
기와집 정지(부엌) 불 때는 무쇠 가마솥속 부풀어 오르는 술빵은 온 가족의 별미였다.
썩은 나무 뿌리와 갈비(솔잎)는 활활 타 올랐다.
피자 한 판을 자르듯 1/3씩 정확히 나누어야 했다.
안 그러면 먼저 잡는 사람이 큰 것을 집어가기 때문이다.
라면이 들어오기 전 밀가리는 구하기 힘든 음식 재료였다.
술빵에서는 술 냄새가 안 났다.
아끼고 아껴 이틀동안 나누어 먹었다.
술빵은 입에 살살 녹았다.
다 먹고 또 해 달라고 엄마를 졸랐다.
술빵을 둘러싼 보자기의 나머지를 탈탈 털었다.
술빵은 가마솥을 보면 떠 오른다.
굴궐에 갈 때마다 정지의 가마솥을 본다.
3. 후기
삶을 풍요롭게 해주던 우리의 순수했던 감성은 어디로 갔을까? 이 책 속의 그림 한 조각의 색칠을 통해 추억속의 일상을 떠올려 천진난만함을 일깨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누구나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을 수 있는 감성을 느끼는 하루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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