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4년 8월 22일 중국의 제조업 발전전략에 대한 기사를 게재하였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낀 우리 제조업 입장에서 필요한 내용이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중국의 제조업 발전전략
미국 입장을 대변하는 신문으로 알려진 월스트리트저널은 2024년 8월 22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국가 주도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과 신용을 투입해서 중국의 제조업을 강화하라"고 지시하였다고 전하였습니다.
이는 중국 경제가 지금까지의 제조업과 건설업 의존 구조에서 탈피하고 국내 소비를 키워야 한다는 일부 경제 전문가들의 권고와는 다른 방향이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윈드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심천의 거래소 상장기업들이 2023년 신고한 정부 보조금은 330억달러로 2019년 대비 23% 증가하였다. 중국의 배터리업체인 CATL이 2023년 받은 보조금은 7억 9천만달러로 2022년의 두 배 규모였다.
2. 중국의 제조업 현황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문제연구소(CSIS) 중국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는 중국은 GDP의 4.9%를 산업 육성에 지출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독일, 일본의 몇 배 수준이다. 중국 제조업은 공장들이 계속 돌아가면서 자동차, 철강, 화학제품 등은 더 많이 생산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한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2024년 1/4분기 산업생산은 2021년 말 부동산기가 심각했던 때보다 8%가 증가했다.
중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2,200만대인데 생산능력은 4천만대로 확대되었다. 2023년 중국내 태양광 전지 생산량은 220만기가와트였는데 2024년 생산계획은 750만기가와트이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 석유화학제품은 2024년 중국산이 세계 신규 공급의 80%에 달하고 있다. 중국내 기초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19개월째 하락 중이다.
철강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3년 생산량이 증가하였다. 2023년 중국의 철강 수출액은 전년대비 36% 증가하였다.
WSJ은 중국의 이러한 과잉생산이 심각해지면서 세계 각국의 제조업 기업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태양광 패널의 첨단 부품인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한 미국 기업은 2022년 말 14억달러의 공장설립 계획을 발표했으나 2024년 초 중국의 과잉생산에 따른 시장 왜곡을 이유로 이를 취소한 바 있다. 그 사이 중국이 실리콘 웨이퍼 생산량을 거의 2배로 늘리고 이 중 일부 물량이 해외로 나가면서 국제 웨이퍼 가격이 70%나 하락했다.
칠레 철강업체인 CAP는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몰려오자 버티지 못하고 2024년 8월 제철소를 무기한 폐쇄했다. CAP는 관세가 올라가도 가격으로는 경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WSJ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과잉생산에 따른 피해를 그나마 적게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2024년 초 중국산 철강, 알루미늄, 전기차, 태양전지 등에 관세율을 높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미국은 제조업 확대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도는 중국산 안료와 화학물질 등에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영국은 굴삭기와 바이오디젤, 아르헨티나와 베트남은 전자레인지와 풍력타워를 조사하고 있다.
WSJ은 과거에는 자국 기업들이 저렴한 중국산 부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부 국가는 중국의 과잉생산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예전과 다르게 이젠 다른 국가들의 불만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대신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미국 등 서방 국가가 중국에 제재를 부과할 때 중국 경제가 계속 돌아갈 수 있도록 포괄적인 산업망을 구축해 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중국 관리들은 과잉생산 자체를 부정하는 태도라고 말했다. 미국이나 EU 등이 중국에 무역보복 조치를 취할 근거를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3. 결
2024년 초 중국의 테무(Temu)를 통해 두 번에 걸쳐 필기구와 일용품을 매번 2~3천원에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국내 거래가격대비 10% 수준이었습니다. 시간은 10일 정도 걸렸지만 구입하고 보니 이렇게 중국산 제품을 계속 싸게 구입해도 되나 싶었습니다.
그 이후 하루가 멀다하고 할인을 해준다는 메시지가 왔지만 더 이상 구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의 과잉생산은 결국 우리나라 제조업 기업들을 모두 고사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세계화로 대변되던 자유무역이 각국마다 고관세의 보호무역 추세로 변하였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전기차와 전기버스 등 값싼 중국산 제품을 마구 구입하였습니다. OLCD는 결국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생산시설을 중국 기업에 팔고 떠나자 마자 가격을 올린다는 소식입니다.
다양한 중국산 제품의 과잉생산에 우리는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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