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각에서 40여 명 회원들(기업 출신, 예술가, 퇴직한 고위 공무원 등)이 순번을 정해 매주 금요일 조찬 모임에서 발표하는 포럼에서 나는 2023년에는 폴란드, 그리스, 2024년에는 북극항로, 2025년에는 싱가포르, 베네치아에 대한 발표를 했다.
주말에 큰 딸이 소개해준 요즘 MZ세대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충주시 홍보맨(홍보팀장)의 유튜브를 보다가 내가 직장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생활했던 '부산과 울산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1. 부산과 울산의 현황
부산과 울산은 비수도권으로 우리나라에 널리 퍼진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10년전 사회적기업인 부산행복한학교재단으로 근무를 검토할 때 살펴본 부산은 초등학교가 590개로 서울의 690개 대비 85% 수준이었다. 인구는 30%인데 초등학교 수는 85%였다. 영세한 부산의 경제상황을 초등학교 수가 그대로 반영했다.
내가 36년간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생각한 권역별 우리 경제의 비중은 서울이 8×8=64%, 수도권이 4×4=16%, 수도권 외가 20% 정도로 보고 있다.
10년 전 부산의 SK에너지의 소매시장 점유율은 30% 초반으로 전국 35%에 비해 낮았고 경북대구의 40%대 초반보다는 훨씬 낮았다. SK 입장에서는 이 곳의 석유 소매시장은 안정되지 못한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오늘 충주맨의 유튜브를 여러 편 보다 보니 전국 여러 지역 공무원들의 리플로 전국 지자체마다 똑같은 축제나 이벤트를 돌아가면서 실시하고 있다는 등의 문제가 나왔다. 공무원이 하는 일도 대부분 작년에 실시되었던 일을 반복적으로 한다고 한다. 그리고 장기하 가수가 이야기하듯이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자꾸 뭘 그렇게 할라 그래" 성격의 일이 있기도 하다.
2. 도시의 미래 전망에 대한 접근법
지난 달 싱가포르를 한 달간 연구했다. 영국에서 공부를 한 후 싱가포르에서 32년간 수상을 하면서 싱가포르를 성공적인 국가로 만들었던 이콴유는 자서전에서 석유메이저인 로얄더치 셀(영국과 네덜란드가 4:6으로 투자한 세계적 석유기업)에서 '헬리콥터 뷰'를 수년간 배웠다고 했다. 보다 높은 시야에서 문제를 내려다 보는 방법이다.
그는 헬리콥타 뷰를 통해 제시된 문제점의 해결방안으로 제시된 것 들 중에서 싱가포르에 묘목으로 테스트해 보고 검증이 성공한 것은 싱가포르에 이식을 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도 1990년대 R.D/Shell에서 시나리오플래닝 기법을 배워 2010 중국 전망 등 회사의 미래 전략을 짜는 데 두 번 활용하였다.
그리고 폴란드를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것은 러시아는 몽골 제국에 순응한 슬라브족이었고 우크라이나는 몽골 제국에 끝까지 저항한 용감한 슬라브족이었다. 이 와중에 폴란드는 오랫 동안 우크라이나를 지배를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EU에 편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침공을 했고 여전히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북극항로는 멀리 희망봉을 도는 것보다 유럽과 아시아간 항로가 30%나 짧았다. 지구온난화로 한 해에 북극해가 녹는 기간이 길어지고 원자력 쇄빙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원유와 가스의 수송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러시아의 북극해 해안에서 새로 발견된 대규모 유전과 가스전에서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도 20~30% 싼 가격으로 원유와 액화 LNG를 수입해 왔다.
이 와중에도 석유와 가스, 석유화학 제품이 값싼 원가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중국의 기업들은 태양광, 2차전지, 전기차 등의 정보보조금 뿐만 아니라 싼 에너지의 날개를 달았다.
우리도 전쟁이 끝다면 이제 부산과 울산도 석유 무역과 금융센터의 싱가포르처럼 북극항로의 기착지이자 금융센터가 될 수도 있다. 러시아와 미국은 북극해를 개발하려는 같은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3. 결
기업에서 전략은 First 또는 Best의 선택이라고 한다. 최근 좋은 전략은 '미들 업 다운' 방식으로 짠다. 중간(윤활유사업)에서 가장 먼저 전략을 수립해서 위(전사 전략스탭)로 올리고 이를 검토한 후 맨 하단 조직(윤활유사업 하단의 ZIC사업팀)의 전략을 최종 수정한다.
도시에서도 중간에 있는 기업들의 전략이 가장 먼저 수립되고 이러한 전략이 도시의 전략과 통해야 한다. 이것이 도시에서는 실행이 어렵다. 하지만 도시가 발전하려면 기업의 전략 수립과 마찬가지로 alignment(가지런함)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면에서는 대기업이 많은 울산이 부산보다 프로세스를 제대로 한다면 유리한 측면이 있다.
SK에서는 위기시마다 큰 미래전략 수립은 대개 큰 돈을 들여 맥킨지 등을 이용해 왔다. 도시에서도 미래를 짜는 큰 전략을 수립할 때는 컨설팅 회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컨설팅은 무엇보다 객관적이고 빨리 배울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도시의 미래를 수립할 때는 지방 정부 혼자서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함께 해야 한다. 부산과 울산은 기업 본사가 구상하는 전략과 도시의 미래 전망 컨설팅 결과를 서로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 진짜로 문제를 제대로 알고 도시가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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