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른으로 살아가기
양순자 할머니가 65세에 인생 9단을 지은 이후 73세에 어른 공부라는 책을 다시 썼습니다. 인생 9단이라는 책과 함께 제가 곁에 두고 힘들 때마다 종종 읽어 보는 이 책을 소개합니다.
인생 공부는 하루 하루 내가 살아가는 발자취의 연속입니다. 삐뚫어지게 걸으면 발자국이 삐뚫어지게 박힙니다. 바르게 걸으면 바르게 박힙니다. 초봄에 콩을 뿌려두고 감자를 캐러 가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자기 발자국은 자기가 더 잘 압니다.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 열심히 산 사람은 죽음에 의연할 뿐 아니라 이별도 잘 합니다. 자꾸 뒤돌아보는 것은 거기에 다하지 못한 미련이 있어서입니다. 하루 하루가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여기며 목숨을 걸고 살아온 사람은 이별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별이 명확하지 않은 사람은 다 불량품입니다.
삶은 원래 힘듭니다. 엄살떨지 마세요. 우리는 모두 사형수입니다. 내일 만나기로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나는 오늘 이 순간이 생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나는 되도록이면 하루에 하나의 약속만 잡습니다. 바쁘다고 적당히 지나치면 반드시 후회가 남기 마련입니다.
스님들은 공부할 때 집집마다 다니며 탁발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탁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스님이 동냥한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나도 그 의미를 알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탁발은 나 자신을 조복(몸과 마음을 고르게 하여 악한 생각이나 행동을 다스리는 것)하기 위한 공부입니다. 남 앞에 내가 낮아지는 자세를 배워야 내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행복은 결과가 아닙니다.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 속에 묻어 있는 조그만 열기입니다.
셰익스피어의 책 중에는 "노인은 젊은이가 묻기 전에 말하지 마라"라고 합니다.
2. 인생 차선 지키기
약속은 서류로 하거나 말로 하거나 약속입니다. 그리고 약속에는 크거나 작거나 혹은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내에게 명품 가방을 사주겠다고 한 약속은 큰 거라서 지켜야 하고, 아이에게 초코파이 사주겠다고 한 약속은 작은 약속이라고 안지킨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어떤 약속이든 약속을 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이면 애초에 하지 마세요. 실없는 사람 되는 건 순식간입니다.
도저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가장 간단하고 쉬운 방법은 솔직해지는 것입니다. 용서는 감동으로 받아내는 것입니다. 감동은 진실할 때 일어나는 반응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나빠지는 눈 대신 마음의 눈을 가지게 됩니다. 세상에 공짜 없듯이 이것도 공짜로 되지 않습니다. 나이는 먹지만 지혜는 그냥 쌓이는게 아닙니다. 나이가 들수록 쌓이는 경험과 지식을 잘 버무려서 소화를 해야 자꾸 성숙해지는데, 그걸 못하면 고집불통에다가 욕심만 많은 늙은이가 되어 버립니다.
진정한 감사는 가진 것이 없어도 느낄 수 있습니다. 19년 된 고물차가 시동이 걸릴 때, 은행 예금계좌에서 필요한 돈을 꺼낼 때, 좁은 수납공간에 내 물건들이 질서정연하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등등 일상에서 감사함을 느낄 때마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감사함을 배운 사람은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세상에 기뻐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행복의 원동력은 감사의 힘입니다.
3. 깔끔한 인생 마무리하기
세월이 흘러간다고 다 철이 드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 들어서 나잇값 못하는 것처럼 추한 것은 없습니다. 이것이 삶의 원리입니다. 나이만 먹지 말고 하루 하루 나아져야 합니다. 사람은 스스로 아픔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겁니다.
아래는 저자의 에필로그입니다.
"이 책 '어른 공부'는 내가 꼭 써야 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암 수술을 받으면서 깨어나면 의미있는 일을 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내가 만난 소중한 인연들에게 살아가는 힘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비틀거리며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고 잠시 기댈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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