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인공지능과 바둑

by 선라이저 2023. 1. 12.
반응형

  2022년 말 중국의 2인자 바둑 선수가 완벽하게 인공지능과 같은 수를 이전보다 월등히 많이 두어 한국의 세계 1인자를 4강에서 완벽하게 이겨 큰 화제를 몰고 왔습니다. 치팅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그 이야기는 소강상태입니다.

 

  최근 인공지능(AI)은 사회 및 경제의 각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바둑에서는 2016년 3월 이후에 사람은 더 이상 AI 바둑의 적수가 아닙니다. 기계가 프로기사를 이기면 사람들이 바둑이 흥미를 잃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바둑은 여전히 흥미있는 종목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대국과 해설 또는 바둑의 수련 양상이 이전과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그래서 서강대 로스쿨 김광수교수의 '인공지능법 입문'에서 '인공지능과 바둑'을 알아 보았습니다.

 

 1. 바둑과 사람

 

 라디오도 없고 TV도 없던 시절에는 장기와 바둑이 일상의 오락이었습니다. 일본에서 한국 출신의 기사가 본인방이나 기성 등 전통있는 기전에서 우승하면 빅 뉴스가 되었습니다. 

 

 이후 한국 바둑도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는데 당시 바둑계를 주름잡던 기사가 한 인터뷰에서 '바둑의 신'과 대국에서는 2점으로는 어렵겠지만 3점으로는 할 만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당시에는 하나의 비유처럼 들렸는데 지금은 그 말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머싱러닝에서 발전한 딥러닝 인공지능은 바둑 대결에서 프로 기사들을 손쉽게 이기고 있습니다.

 

2. 보드게임 인공지능

 

 1997년 당시 체스의 세계 챔피언이었던 게리 카스파로프가 IBM AI 딥블루에 패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체스의 인기가 하락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사람들은 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프로 체스 선수즐의 수입이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바둑은 가로세로 8줄의 체스판보다 19줄의 바둑판 위에서 경기가 이루어지므로 훨씬 복잡하여 사람들이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추측하였습니다. 바둑에는 게산만이 아니라 고도로 숙달된 기사들의 '직관'이 필요한데 이 영역은 기계가 따라오지 못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2012년부터 딥 러닝 기술이 개발되고 바둑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2016년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이세돌에 도전장을 내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있어 하던 이 기사는 첫 판부터 낭패를 보고 제4국에서 1승을 올려 자손심을 만회하였습니다. 

 

 2017년에는 중국 랭킹 1위의 커제가 알파고 마스터와 경기를 하여 알파고가 3승으로 승리하였습니다. 커제는 "알파고는 신에 가깝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딥러닝 시스템은 판세를 진단하고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각 착점이 가져올 승패 결과를 사전에 실시간으로 평가하여 승리의 확률을 높이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바둑을 몇 수 두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AI는 흑백간에 승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만들어내고 집차이를 계산합니다. 

 

 다음 착점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화면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권장하는 수는 블루스팟, 차선의 수는 그린스팟으로 표시합니다. 블루스팟에 두면 이길 확률이 높아지고 다른 곳에 두면 승률그래프가 내려 갑니다. 현재 정상급 기사의 블루스팟 착점율은 90%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AI의 바둑 계산력은 사람에 10% 정도 앞서 있습니다. 

 

 

바둑
바둑

 

 3. 바둑 AI가 미치는 영향

 

 AI 발전이 바둑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토대로 앞으로 AI의 발전이 사회 및 공동체에 미칠 영향을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 AI가 발전하더라도 당분간 현재의 사회 제도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AI는 기계이기 때문에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도구이며 사람과 경쟁상대는 아닙니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을 때도 바둑에 대한 관심을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상업적으로도 이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둘째로 AI의 계산력은 바둑의 기술 발전에 영향을 줍니다. 포석이나 행마, 전투 및 끝내기 등에서 AI를 참고한 신수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즉 AI의 영향으로 포석이나 정석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종래의 바둑은 전투 위주로 복잡한 수읽기를 요구하였습니다. 가령 붙이면 젖혀라, 끊어야 바둑이다, 두 점머리는 두드려라와 같은 불문률이 지배하였습니다. 그런데 AI 바둑은 전투보다는 돌의 효율성을 강조합니다. 오래된 바둑의 금언에 의한 착점이 모두 블루스팟이 아닙니다. 

 

  앞으로 바둑의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덤 제도에 대한 변화도 예상됩니다. 한국은 1998년부터, 일본은 2002년부터 6집 반을 덤으로 백에게 줍니다. 선번인 흑에게 핸디캡을 주는 것입니다. 중국은 7집 반을 백에게 덤으로 줍니다. 중국률을 채택하면 백이 조금 더 유리한 결과가 나오는 셈입니다. 향후 AI끼리 맞대결을 시켜보면 흑이 얼마나 유리한지 바로 나올 것입니다.

 

  셋째로 AI의 발전은 새로운 행위규법을 요구합니다. 선수들은 상대방 몰래 AI를 활용하여 경기에 이기려는 유혹을 받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예방하고 통제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이미 그 영향이 바둑의 법의 형식으로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바둑진흥법 제12조 제2항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바둑문화산업이 전통놀이, 인공지능, 과학기술 등 다양한 문화컨텐츠와의 연계, 융합을 통하여 발전할 수 있도록 이를 관련 시책에 반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