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아일보 박형준 경제부장이 기고한 글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과 기대인플레이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 한국과 일본의 소비자물가 비교
박부장은 3년 2개월의 일본 도쿄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2022년 3월 귀국했습니다. 그가 귀국해 인천공항에서 산 녹차음료는 1,600원이었고 오미자, 흑미, 보리 등 기능성이 가미된 음료는 2,000원을 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같은 크기의 녹차음료가 120엔(2022년 엔화 환율은 100엔당 950원 전후)입니다.
종각 동아일보 길 건너 광화문 부근에서는 1만원으로 점심식사를 하려면 조마조마했습니다. 하지만 도쿄에서는 같은 금액으로 넉넉하게 점심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긴자 인근의 태국음식점은 전채, 메인요리, 후식까지 합쳐 800엔입니다. 그 옆집 인도음식점도 비슷한 구성에 1,000엔입니다.
일본과 비교해 귀국해 맞이한 한국의 음식점 물가는 충격입니다. 물가 상승은 돈의 가치를 잡아 먹습니다. 특히 서민의 삶이 더 팍팍해지게 합니다. 2022년 들어 국내 물가 급등은 원자재가격 급등과 글로벌 곡물가격 상승, 원달러 환율 상승 등 대외적인 영향이 큽니다.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습니다.
일본의 사례에서 보면 일본 기업이나 음식점들은 자체 이윤을 줄이고 소비자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습니다. 와타나베 도쿄대 교수는 "일본의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1엔이라도 허투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일본의 물가상승을 막고 있다"고 진단하였습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 그리고 그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기업과 음식점들이 물가 급등을 누르고 있는 셈입니다.
2. 고공 행진을 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율
사람들이 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 지금 소비를 더 하게 되고 그런 심리가 물가를 더 끌어 올립니다.
2022년 10월 국내 소비자물가상승율은 전월대비 5.7% 상승하였는데 올 7월 6.3%, 8월 5.7%, 9월 5.6%에 이어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두가지 목표를 가진 한국은행(미국 연준은 물가안정과 고용안정이 목표)은 2022년 11월 24일 기준금리를 3.25%로 전월대비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6회 연속 인상입니다.
또한 앞으로 1년간 소비자들의 물가 상승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22년 11월 4.2%로, 올 7월 4.7% 이후 5개월 째 4%대에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3. 결
우리가 일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폭등하는 인플레이션(소비자물가 상승율)을 잡으려면 개인과 기업, 정부가 합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하려면 기업이나 소상공인, 소비자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는 인내심을 발휘하여 기대 인플레이션을 같이 잡아야 하는 어려운 일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