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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를 무너뜨린 '미국 국채시장의 복수'

by 선라이저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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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을 붕괴시킨 미국 국채시장의 이자율 폭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욕시립대에서 정치경제학 및 미국-아시아 관계를 가르치는 강명국 교수의 분석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미국 국채시장의 복수

 

  2025년 4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예상과 달리 갑작스러운 후퇴에 미국 주식시장도 놀랐습니다. 

 

 월가에는 '채권시장의 복수(bond vigilante)'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부가 무책임한 경제정책을 펼치면, 투자자들이 국채를 대거 매도해 금리를 급등시키고, 이를 통해 정책의 수정을 강요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트럼프가 갑자기 상호관세 유예를 발표한 배경에 이 채권 시장의 반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전조는 2025년 2월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대한 관세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통상 주식이 흔들리면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으로 몰립니다. 하지만 4월 2일 트럼프가 전세계에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하자 마자 미국의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시에 급락하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시장은 설마했지만 그 설마가 현실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이 발표 이후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율은 단 며칠 만에 0.4% 이상, 30년물은 0.5%이상 급등하였습니다. 이은 1982년 이후 가장 빠른 상승 속도였습니다. 이는 작은 이자율의 변동이 아니라 미국 금융 시장 전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일입니다.

 

 현재 미국 연방 부채는 36조달러를 넘습니다. 여기에 매년 4조달러의 새로운 국채가 발행되고 기존 국채의 차환까지 포함되면 시장에 나오는 국채의 규모는 더욱 커집니다. 또한 미국 국채의 수익률(이자율) 상승은 회사채 이자율 상승과 정크 본드의 이자율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믿국 국채의 0.5% 포인트 상승은 국채에서만 매년 수천억 달러의 추가 이자 부담이 증가합니다. 이는 세금 인상이나 복지 삭감,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금리 급등의 변동에는 단순한 투자심리 변화만이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바로 '베이시스 트레이드(basis trade)'라는 투자전략입니다. 이는 같은 국채를 현물과 선물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동시에 사고 파는 것입니다. 현물과 선물 사이에 생기는 작은 가격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방식입니다. 미국 국채가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이 전략은 안정적이고 에측가능한 수익 수단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문제는 지나친 레버리지였습니다. 투자자들은 1달러의 자산을 담보로 50, 100달러까지 거래를 확장하였습니다. 미국 국채에 대한 과신이 불러온 과잉 투자였습니다. 그런데 트럼프의 관세 발표로 국채 가격이 흔즐리자 연쇄반응이 나타났습니다. 

 

 국채가격이 하락하자 빚을 빌려준 금융기관이 추가 담보를 요구했습니다. 요동성이 부족한 펀드들은 국채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모두가 파는 상황에서 가려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국채 가격은 더 하락했고 담보부족은 더 심해졌습니다. 매도는 메도를 불렀고 악순환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고 시장 전반에 위기감이 번졌습니다. 그동안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가 붕괴히는 순간이었습니다. 트럼프가 4월 9일 갑작스럽게 상호관세 유예를 선언한 것도 이 위기상황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시장의 징벌을 견디지못한 트럼프의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2. 소탐대실의 관세정책이 금융시장을 흔든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금융시장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 것은 미국의 무역구조에 대한 본질적인 무지를 바탕으로 한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상품 수지에서는 만성적인 적자를 기록해 왔습니다. 그 규모는 연간 1조달러를 넘어설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단순한 손실이 아니라, 미국 경제의 또 다른 축과 맞물려 작동합니다.

 

 바로 서비스 수지입니다. 미국은 서비스 분야에서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부분은 전체 경제에서 70%를 차지합니다. 반면 제조업의 고용 비중은 1960년대 40%에서 현재 10% 미만으로 줄었습니다. 제조업의 경쟁력 하락은 수십 년에 걸친 구조적 변화이며, 단기간에 가격 경쟁력만으로 쉽게 뒤집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채, 관세를 급격히 올린다고 미국의 제조업이 살아나고 일자리가 급증할 것이라는 발상은 환상에 가깝습니다. 핵심은 생산성입니다. 미국이 중국이나 독일, 일본, 중국과 경쟁하려면 제조업 생산성을 높여야지, 가격 장벽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무역 구조에 대한 또 하나의 오해는 상품수지 적자를 무조건 줄여할 문제로 보는 시각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국제 기축통화인 달러를 세계로 공급해야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달러가 글로벌 통화로 기능하려면 세계 시장에 충분한 양이 플려야 한다. 그리고 그 주요한 경로가 바로 상품수지 적자입니다. 

 

 미국이 수입을 통해 세게에 달러를 공급하면, 그 달러가 다시 미국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으로 되돌아오는 구조가 그동안 미국이 추진해온 세계 금융 자유화 전략의 핵심입니다. 즉 미국의 패권은 달러 패권 위에 세워져 있고, 그 잘러 패권은 상품수지 적자라는 통로를 통해 작동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트럼프는 미국 무역 구조의 이 정교한 균형을 무시한 채 상품수지 적자만 줄이겠다는 정책을 밀어 붙였습니다. 그 결과는 금융시장이 즉각적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세계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미국 국채시장은 요동쳤고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습니다.

 

MAGA를 주장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MAGA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

 

 

3. 결

 

 

 

  이번 미국 국채가격의 급락 사태는 금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 '신뢰'임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습니다.

 

  미국 국채금리의 급등, 달러가치의 하락 등 상호관세 이후의 혼란은 금융시장이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경고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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