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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멀리 보지 않으면 큰 성과는 얻을 수 없다

by 선라이저 2023.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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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 남긴 글에 논어의 '인무원려 필유근우'가 있습니다. 멀리 보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이 근심이 있다는 말입니다.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씨가 아들 흥민에게 해준 말입니다. 

 

  주식 투자를 할 때도 눈에 보이는 테마주만 쫒아 다니다 보면 결국 남는 것은 손해가 쌓인 빈 깡통입니다.  결국 3년 지나면 주식투자를 한 개인투자자 중 5%만이 수익을 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침 2023년 11월말에 별세한 이종우 전 IBK센터장이 2023년 3월에 남긴 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이종우 전 센터장은 누구인가

 

   2000년 닷컴 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해 '한국의 닥터 둠(파멸)'이란 별명을 가졌던 이종우 전 센터장은 1089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그 당시 증권사 사관학교였던 대우증권 조사부를 시작으로 29년간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한 여의도의 산 증인입니다. 

 

  이 전 센터장은 "애널리스트가 '매도 의견'을 내지 못하는 것은 결국 자기 확신이 없고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말만 하고 대세에 편승하면 편압한 삶을 살 수 있지만 과연 그것이 옳은 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애널리스트 후배들에게 정문일침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저도 1989년 유공 종합기획부 조사분석과에서 일을 시작해 20년 이상 조사업무를 한 경험이 있어 그의 말에 크게 공감합니다.

 

  어제 고교 때 울산에서 하숙을 같이 한 중학교 동창(60세) 친구와 통화하면서 저에게 우리 경제에 대한 좋은 글을 써 달라는 이야기가 생각났고, 어제 부산을 다녀오면서 만난 옆자리의 이번 주에 결혼하는 30세 분에게 자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29년 내공이 묻어나는 이 전 센터장의 글을 골랐습니다. 

 

2. 100세 시대 재테크 : 상상속 성장주와 현실의 성장주 (이종우 기고 글 정리)

 

  성장주는 2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상상속의 성장주이다. 생각하는 세상이 진짜 올지, 온다면 언제쯤일지 가늠할 수 없지만 머리속으로 그려볼 수 있는 성장산업이다. 또 하나는 실제 성장주이다. 지금 기대하는 만큼은 아닐 지라도 10년 후애 비슷한 세상이 온다고 시장에서 인정받은 산업이다. 

 

  전자의 대표가 챗GPT라면 후자는 2차전지이다. 2023년초에 챗GPT 주식이 상승하자 앞으로 세계가 챗GPT에 의해 혁명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생각하는 것만큼 될지 아니면 2년 전 메타버스 열풍처럼 잠시 불다 사라질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 

 

  2차전지는 사정이 다르다. 지금 기대하는 것보다 보급률이 낮을 수는 있어도 전기차 세상이 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다. 그 만큼 주식시장에 오랜 기간 영향을 미치는 재료가 될 것이다. 

 

  최근 2차전지 소재주가 급등하였다. KOSDAQ 시총 1위인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연초 이후 2배로 올랐을 정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차전지 관련주들을 보는 시각이 대단히 좋아하는 소수와 지독하게 미워하는 다수로 극명하게 갈렸다. 이 상황이 어떻게 정리될까요?

 

  반도체 주식이 처음 상승한 1993년 중반 이후의 상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500원 정도였고, 시총은 8등 내외에 머물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주식이 처음 상승을 시작했으니 투자자 대부분이 열광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지금 2차전지 주식처럼 다수는 반도체를 투기에 의한 상승으로 보고 있었고 소수만 열광하였다. 500원으로 시작한 주가가 1994년에 1,200원을 넘자 개인과 기관 가릴 것 없이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파느라 정신이 없었다. 주가에 버블이 생겨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수준이 된 만큼 빨리 처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남의 주식을 빌려 파는 공매도도 유행했다. 

 

  시간이 지나 윈도 출시를 계기로 반도체가 엄청난 호황을 맞았고,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조 단위의 순이익을 올렸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그 때까지 시장은 이런 사정을 알지 못했다. 사람들이 삼성전자의 상승을 인정한 건 첫  상승이 끝나고 두 번째 상승이 시작된 1999년부터이다. 그리고 코로나 직후 9만원이 될 때까지 누구도 반도체와 삼성전자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았다. 

 

  지금 2차전지가 1993년 당시 반도체와 비슷한 상황인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생각이 제각각일 수 있다. 그렇지만 매매는 다르다. 성장주 주가가 상승 트렌드를 유지하고 있으면 해당 주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약간 매수해 보는 것이 좋다.

 

  매수를 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후 대응 태도가 달라진다. 매수를 피하고만 있으면 해당 성장 주가 제공하는 기회 전체를 잃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1993년 500원에서 2021년 96,800원까지 200배 가까이로 올랐지만, 대다수 사람은 해당 주식을 한 번도 거래하지 않았다. 매매해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게 삼성전자는 항상 비싼 주식이었다. 시장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는 2차전지에서 비슷한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가오는 2030년 전기차 배터리 시대
다가오는 2030년 전기차 배터리 시대

 

 

3. 결

 

 

  국내 2차전지 양극재 기업들이 2025년을 전후해 생산능력(capacity)가 1차 퀀텀 점프(물리학 용어로 어떤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계단의 차이만큼 뛰어 오르는 현상)를 맞이해서 영업이익이 수 배에서 10배 이상 올라가는 신기루가 벌어지는 과정에 있다. 

 

   SK도 2000년대 들어 영업이익이 갑자기 1,000억원에서 몇 천억원대로 점프를 하더니 1조원을 바로 넘었다. 1조원을 넘어서는 2조, 3조원의 영업이익을 쉽게 기록했다. 이유를 분석한 결과 대규모 생산능력 확장에 기인한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추정했다. 지금 2차전지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다수 기관투자자들을 비롯한 다수 개인투자자들도 멀리 바라다 보지 못하고 있다. 2022년 부터 2023년 사이에 일부 2차전지 양극재 소재기업들의 주가가 3~4배 이상 올랐지만 기관투자자 대다수가 이들 기업들에 투자를 못했고 대신 공매도를 쳐서 주가하락만을 바라고 있는 셈이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개인이나 기관이나 눈앞의 이해보다 시비(옳고 그름)가 먼저인데 눈 앞에 돈을 세다 보니 돈 밖에 못보는 것이 현실이다. 

 

   위 이종우 전 센터장의 마지막 글이 여러분의 투자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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