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25 사평역에서 - 곽재구 시 오늘은 곽재구 시인의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사평역에서' 시를 읽어 보겠습니다. 1. 사평역에서 - 곽재구 시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록이고 그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속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으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 2023. 2. 17. 욕망, 결코 포화되지 않는 시장 디지털 시대에 시장을 읽는 일은 거대한 심리학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인문의 숲에서 만나다(저자 정진홍)' 2탄으로 '욕망, 결코 포화되지 않는 시장'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1. 마음을 읽어야 시장을 읽는다 아담 스미스는 '시장은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고, 이동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마음의 장으로서의 시장이 현실화되지 못하였습니다. 국가나 정부처럼 시장에 개입하는 큰 손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전세계 자본시장을 휘감고 있는 디지털망은 아담 스미스가 발견했던 '공감의 장, 마음의 장으로서의 시장'을 현실화시켰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 조원이 왔다 갔다 하는 감각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국가나 정부의 개입에도 한계가 생겼습니다. 이제 .. 2023. 2. 17. 일본을 제대로 알아야 일본이 보인다 오늘은 "일본을 제대로 알아야 일본이 보인다"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1. 일본 도쿄 여행 일본 도쿄 4박 5일 여행을 준비하면서 도쿄의 역사와 지리, 음식 등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내가 알아야 비로소 보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도쿄를 처음 여행할 때는 한국에서 여행온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신주쿠의 유흥가 밤 문화에 길거리를 헤매다가 긴자의 비싼 쓰시 가격에 놀라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이 네번째 도쿄 여행입니다. 세 번은 일과 함께 한 단기 출장이라서 제대로된 여행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행으로는 SK 독서모임에서 1년간 도쿠가와 이에야스 책을 같이 읽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행적을 찾아 도쿄 북쪽 기차를 타고 닛코와 토쇼궁도 가 보았고 일본 스모의 국기관 근처와 에도박물관에도 가 보았습니다. 2. 일본.. 2023. 2. 16. 묵묵부답 - 이영신 시 1. 묵묵부답 - 이영신 시 별 불만 없이 잘 살고 있는 죽청리 흰 염소에게 어느날 갑자기 하느님이 다가가 등을 툭툭 치시더니 시한부 삼개월 삶을 남겨 주셨습니다 그 날 부터 흰 염소는 집 앞에 면회사절이라 써 붙이고 왜 하필 저입니까. 가슴 쥐어뜯으며 대들다 딩굴다 발길질까지 했지만 그분은 그냥 바라보기만 하셨습니다 그렇게 열흘은 분노로 또 열흘은 눈물로 나날을 떠밀어 보내던 죽청리 흰 염소. 하루는 아침 일찍 일어나 마당도 쓸고 널브러진 술병도 다 치우고 깨끗이 옷매무새 다듬고 귀내까지 걸어가 둑에 앉아 하염없이 물을 바라보다 돌아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여전히 풀을 한가롭게 뜯었습니다. 참 보기 좋습니다. 2. 소감 시인은 자신이 호흡을 가다듬을 곳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위 시는 네 곳에 있.. 2023. 2. 16. 이전 1 ··· 67 68 69 70 71 72 73 ··· 1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