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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민박집, 여행 - 이생진 시 2023년 구정 때 혼자서 고향 바닷가를 걷다가 발이 멈춘 곳이 바다가 보이는 민박집이었습니다. 성산포 시인으로 불리는 이생진 시인의 시를 읽다가 바다 냄새가 확 다가왔습니다. 1. 바닷가 민박집 - 이생진 시 바닷가 민박집 여기다 배낭을 내려놓고 라면 상자 위에 노트북을 올려 놓는다 그리고 커피 한 잔 옆에 놨다 오른쪽 창문으로는 바다가 보이고 '바다가 보이면 됐어' 이건 거창하게도 내 인생 철학이다 철학이 없어도 되는데 80이 넘도록 철악도 없이 산다고 할까봐 체면상 내건 현수막이다 '바다가 보이면 됐어' 인사동에 모인 젊은 친구들이 낙원호프집에서 부르는 구호가 이거다 그런데 이 민박집에서는 진짜 바다가 보인다 그래서 나는 호프집보다 민박집이 좋다 바다는 누가 보든 말든 제 열정에 취해 여기까지 뛰어.. 2023. 2. 23.
복사꽃길 - 유동애 시 오늘은 유동애 시인의 '복사꽃길' 시를 읽어 보았습니다. 1. 복사꽃길 - 유동애 시 드나든 길에서 보이는 자전거 길에 복숭아꽃이 피었다 어느 볕 좋은 날에 저 길을 걸어 보리라 비 개인 후 잎들만 바람에 흔들렸다 아, 저토록 잠깐인 것을--- 2. 소감 우리는 누구나 인생의 꽃길을 걷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온 길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나날들입니다. 나를 쉽게 꽃길로 들어서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꽃은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언제나 젊을 줄 알았는데, 무한한 시간에 내 앞에 있을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해는 서산에 걸려있는 시간입니다. "저토록 잠깐인 것을". 이 짧은 싯구 속에 삶의 진실과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2023. 2. 22.
강남에서 성공한 '총각네' 노자는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얻고자 하는 사람은 그 무엇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2022년 10월 티스토리블로그를 시작했던 저에게 일광바다횟집을 운영하는 중학교 동창과 올 2월 고교 교사를 정년퇴임한 막내 외삼촌이 구정때 만나 해준 말입니다. 오늘은 돈을 벌려는 욕심보다는 열정을 가지고 땀을 흘려 성공한 총각네를 알아 보았습니다. 1. 열정적으로 일하는 총각네 '주식회사 자연의 모든 것'에서 운영하는 총각네(옛 이름은 총각네 야채가게)는 야채와 과일, 생선을 파는 전형적인 재래시장에서 볼 수 있는 업종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업종이 총각네를 만난 후 대단한 변신을 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강남 아줌마들을 사로잡은 총각네의 가장 큰 매력은 '열정'입니다. 총각네는 2023년 2월.. 2023. 2. 22.
식사법 - 김경미 시 오늘은 지인이 보내준 김경미 시인의 '식사법'과 '멸치의 사랑' 시 두편을 읽어 봅니다. 1. 식사법 - 김경미 시 콩나물처럼 끝까지 익힌 마음일 것 쌀알 빛 고요 한 톨도 흘리지 말 것 인내 속 아무 설탕의 경지 없어도 묵묵히 다 먹을 것 고통, 식빵처럼 가장자리 떼어버리지 말 것 성실의 딱 한 가지 반찬만일 것 새삼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닌지 제명이나 못 죽는 건 아닌지 우려움과 후회의 돌들이 우두둑 깨물리곤 해도 그깟것 마저 다 낭비해버리고픈 멸치 똥 같은 날들이어도 야채처럼 유순한 눈빛을 보다 많이 섭취할 것 생의 규칙적인 좌절에도 생선처럼 미끈하게 빠져나와 한 벌의 수저처럼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할 것 한 모금 식후 물처럼 또 한 번의 삶을 잘 넘길 것 2. 멸치의 사랑 - 김경미 시 똥 빼고 .. 2023.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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